[TECH온앤오프] AR·VR이 바꾼 미술관, 관람객 경험을 사로잡다

2025-08-21

기술은 세상을 바꿉니다. 하지만 진짜 변화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과 현장 안에서 일어납니다. [TECH온앤오프]는 기술이 산업 현장에 적용되기 ‘이전’과 ‘이후’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유즈 케이스 기반 스토리텔링 시리즈입니다. 기술 도입 전의 고민과 한계, 도입 과정 그리고 변화 이후의 놀라운 성과까지,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기술이 어떻게 경험을 바꾸고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지를 보여주는 것. 이러한 가치를 TECH온앤오프에 담아봤습니다.

[세 줄 요약]

·국립현대미술관, MMCA VR 시리즈로 온라인 관람층 확대

·대구미술관 ‘몰입’, 부산시립미술관 메타버스 등 실감형 전시 본격화

·아르떼뮤지엄 부산 첫 달 12만 명...몰입형 전시의 대중화 확인

OFF: 패널과 오디오 가이드에 머물던 전시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 집계에 따르면 재작년 국내 미술관 관람객은 약 1576만 명이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2019년 1918만 명에 비해 아직 회복세가 더딘 수준으로 특히, 20~30대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아 젊은 관람층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전통적인 전시는 설명 패널과 오디오 가이드에 의존했다. 관람객은 작품 앞에 서서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뿐이었다. 해외 유명 전시는 직접 현장을 찾아야 했고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는 콘텐츠는 제한적이었다. 이처럼 기존 안내 패널과 오디오 가이드 방식만으로는 체류 시간을 늘리거나 재방문을 이끌어내기에 한계가 뚜렷했다.

ON: ‘보는 전시’에서 ‘들어가는 전시’로

국립현대미술관은 2024년 증강현실 기반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여 소장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같은 기관은 2020년 이후 ‘MMCA VR’ 시리즈를 제작해 온라인 공개 중이며 2022년 초 공개된 서도호 VR 영상은 한 달 만에 140만 회 조회를 기록했다. 이후 공개된 ‘장욱진의 소우주’는 약 1.8만 회, ‘박이소 에피소드’는 7천 회가량의 조회를 기록하는 등 온라인 관람층을 확보하고 있다.

대구미술관은 2025년 2월부터 3층에 상설 디지털 가상공간 ‘몰입’을 운영하고 있다. 소장품 47점을 기반으로 6편의 실감형 VR 콘텐츠를 제작해 하루 16회, 회차별 10명 정원으로 상영한다. 부산시립미술관은 2024년 12월 메타버스 전시관을 개관했다. 관람객은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공간에서 전시를 체험하고 큐레이터 캐릭터로부터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으며 미니게임 등 참여형 요소도 포함돼 있다.

민간 영역에서는 디스트릭트가 운영하는 ‘아르떼뮤지엄’이 대표적이다. 부산 영도관은 2024년 7월 개관 첫 달에만 12만 명을 모으며 일평균 4천 명을 기록했다. 전체 아르떼뮤지엄 브랜드는 제주, 여수, 강릉 등으로 확장돼 누적 75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달성했다.

지속성 시험대에 선 운영 과제

이처럼 전시 문화가 단순 관람에서 몰입 체험으로 옮겨오는 한편 지속 운영을 위한 고려 사항 역시 뚜렷하다. VR 헤드셋은 동시에 많은 인원이 사용할 수 없어 예약제 운영이 필수다. 대구미술관 ‘몰입’ 또한 회차별 10명 제한을 두고 있다. 콘텐츠 제작에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고 장비 유지·관리는 연간 예산을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고령층 관람객의 접근성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일부 기관은 관람 대상을 나누어 체험 강도를 조절하거나 온라인 콘텐츠와 병행 운영을 통해 참여 기회를 넓히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AR·VR 전시는 단순한 실험을 넘어 미술관 운영 핵심 축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루브르박물관 VR 체험 ‘모나리자: 비욘드 더 글래스’, 테이트모던 AR 기반 전시처럼 해외 주요 기관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술관이 먼저 도입한 기술은 앞으로 교육·관광 등 다른 분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몰입형 전시는 기술 그 자체보다도 이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사회적 가치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핵심 과제다. 이용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예산과 인력 문제를 풀어내야 하고 교육·관광과의 연계를 통해 관람의 외연을 넓히는 시도도 필요하다. 기술이 전시를 바꾸는 동시에 운영 방식과 관람 문화를 재구성하는 만큼 향후 미술관 풍경은 이러한 균형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

헬로티 구서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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