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핵추진 잠수함 승인…필리조선소서 만들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관세 인하를 조건으로 미국에 3500억 달러(약 490조 원)를 지불하기로 했으며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6000억 달러(약 840조 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또 한국에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으며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한국은 미국이 부과한 관세를 깎는 대가로 미국에 3500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며 “한국은 또 미국의 석유와 가스를 대량 구매하기로 합의했으며, 부유한 한국 기업과 사업가들의 대미 투자는 6000억 달러를 초과할 것”이라고 했다.

29일(한국시간) 경주에서 열린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현금성 직접 투자 2000억 달러와 ‘마스가(MASGA) 프로젝트’로 불리는 조선업 협력 1500억 달러로 구성하는 데 합의했다. 직접 투자분 2000억 달러는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 달러로 하고 이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투자하는 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합의 결과를 두고 “한국이 3500억 달러를 지급(pay)하기로 합의했다”고 한 것이다. 다만 그는 최근까지 여러 차례 한국 정부의 대미 투자 이행 조건을 놓고 ‘선불(Up front)’를 주장했었는데 이날 소셜미디어 글에서는 ‘선불’을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6000억 달러는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의 방한 때 약속한 1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LNG 구매 계획과 당시 열린 ‘한ㆍ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재계 총수들이 미국 투자 계획이라며 발표한 1500억 달러, 그리고 미 백악관이 29일 팩트시트를 통해 공개한 한국 기업들의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 계약을 모두 포괄적으로 아우른 수치로 해석된다. 정부 한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투자한다는 6000억 달러는 명문화된 수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과장 섞인 화법에서 나온 숫자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에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ㆍ미 군사동맹은 어느 때보다도 강력해졌다”며 “나는 한국이 현재 보유한 구식이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알렸다. 이 대통령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화답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소셜미디어 글에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조선업이 곧 대대적인 부활을 맞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는 한ㆍ미 마스가 프로젝트의 상징적 장소이다. 한화오션이 다소 낡은 시설의 필리조선소를 지난해 1억 달러에 인수한 뒤 이곳을 중심으로 미국 내 선박 건조 역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 특별연설에서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인수한 분(한화)이 있는데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조선소가 될 것”이라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