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이렇게 성장한 것은 ‘규제의 개방성’ 덕분입니다. 미국에는 이미 가상자산 관련 ETF만 100종이 넘고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도 다수 존재합니다.”
미국 뉴욕에서 만난 운용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 ETF 산업의 격차를 이렇게 설명했다. 글로벌 ETF 시장은 지금 ‘혁명’의 한복판에 있다. 미국에는 ETF만 4500종이 넘는다. 인공지능(AI)·반도체 등 특정 산업이나 테마에 투자하는 상품부터 블록체인, 커버드콜, 단일 종목, 버퍼형 ETF까지 투자자의 전략과 취향에 맞춘 ‘무한 조합’이 매일 쏟아진다. 그 결과 미국 ETF 시장 규모는 올 9월 말 기준 약 12조 달러(약 1경 6000조 원)에 달한다. 2018년 3조 달러 수준에서 불과 7년 만에 네 배로 불어났다.
한국 역시 ETF 시장의 외형은 빠르게 커졌지만 상품 다양성에서는 여전히 한계를 드러냈다. 미국이 투자자의 상상력을 키우는 동안 한국은 ‘규제의 틀’ 속에 창의력이 묶여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시장에는 특정 종목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형 ‘단일 종목 ETF’, 변동성을 활용한 ‘커버드콜 ETF’, 손실을 일정 구간에서 완화하는 ‘버퍼형 ETF’ 등 실험적 상품이 즐비하다. 유럽에서는 이미 3배를 넘어 5배 레버리지 ETF까지 거래된다. 반면 한국은 단일 종목 2배 레버리지 ETF조차 투기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여전히 금지돼 있다.
이 같은 제도적 제약은 ETF 산업의 자생적 혁신을 가로막는다.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는 지난달 간담회에서 “누군가 혁신을 해도 다른 경쟁자들이 금방 따라 하는 걸 제도적으로 막기 어렵다”며 한탄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와도 운용 폭이 좁다 보니 곧바로 복제 상품이 쏟아지고 심지어 물밑 견제나 방해가 뒤따르는 현실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이는 해외 ETF 상위권에는 레버리지나 가상자산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 여럿 포진해 있다. 혁신 부재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국내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규제가 혁신을 억누르고 창의적 시도가 ‘카피 경쟁’으로 희석되는 한 한국 ETF 산업의 도약은 요원하다. 혁신은 금지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과 자유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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