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의정갈등이 결국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를 이끌어갈 차기 회장을 뽑는 보궐선거가 내년 1월 2일부터 4일까지 치러지는 것으로 확정됐다. 후보로는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 김택우 전국시도의사협의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주수호 대표와 김택우 회장은 전날 후보 추천서를 수령해 사실상 출마를 공식화했다. 한편 지난 선거에서 강경파 후보 두 명이 결선 투표에 올라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는데, 이번에도 강경파의 당선을 더 높게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한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2일 ‘제43대 의협 회장선거’를 공고했다. 임현택 전 회장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됨에 따라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다음달 2일과 3일 후보자 등록을 거쳐 내년 1월 2일부터 사흘간 진행된다. 과반수 득표 후보가 없는 경우 7일과 8일 결선 투표로 당선인이 결정된다. 지난 42대 회장 선거의 경우 결선 투표가 진행됐다. 후보자는 각 지부당 최소 50인 이상, 5개 이상 지부에서 선거권자 500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후보 등록이 가능하다.
후보로는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 김택우 전국시도의사협의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등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선관위에서 추천서를 받아가 사실상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는 주수호 대표와 김택우 회장 두 명이다. 주수호 대표는 지난 42대 의협 회장선거에도 후보로 나왔었다. 김택우 회장은 이번이 첫 출마이며, 이동욱 회장은 제41대 회장선거에서 출사표를 냈었다. 당초 하마평에 오르던 박명하 전 서울시의사회장은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는 1958년생으로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다. 제35대 의협회장을 지냈고, 올해 초까지 의협 언론홍보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풍부한 회무 경험이 강점인 주 대표는 지난 선거에서 음주운전 논란 등에도 결선투표까지 올라갔었다. 당시 주 대표는 요양기관 강제지정제 폐지 및 단체계약제 관철, 사이비 퇴치를 통한 국민 건강 향상, 강력한 자정운동을 통한 선량한 다수 의사회원의 보호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주수호 대표는 최근 미래의료포럼 내부 공지로 “많은 고민과 주변과의 상의 끝에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지만 보궐선거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지켜봐주시고 격려해주시면 큰 힘이 되겠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작금 대한민국 의료계에는 온갖 내외부 비판, 비난에 부러지고 피 흘리더라도 포기하거나 쓰러지지 않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회원을 하나로 묶어 난국을 앞장서서 돌파할 강단 있고 경험 많은 보스형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김택우 전국시도의사협의회장은 경상대 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다. 제39·40대 강원도의사회장, 의협 비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의약분업 당시에는 강원도 의쟁투(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 위원, 간호법 강행 규탄 탄원서 제출 등의 행보를 보였다.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발표 이후에는 비대위원장으로서 임 전 회장 집행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의협을 이끌었다. 당시 “어떠한 경우에도 단 한 명의 의사라도 이번 사태와 연관해 면허와 관련한 불이익이 가해진다면, 이는 의사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간주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행동에 돌입할 수 있음을 강력하게 경고한다”는 발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1971년생으로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산부인과 전문의다. 최근 의협 비대위원장 선거에 출마했었다. 이 회장은 지난 10개월간 매주 토요일 전공의들과 집회와 행진, 대통령 출근길 시위를 열고 있다. 이 회장은 비대위원장 출마 당시 “경기도의사회는 전공의들을 돕는 것을 의료계가 두려워할 때 가장 먼저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통해 전공의들을 과감하게 돕기 시작했다”며 전공의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온 점을 호소했다. 당시 선거에서 15.02%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는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와 김택우 전국시도의사협의회장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까지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박명하 전 서울시의사회장은 출마하지 않는다. 박 전 회장은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출마하지 않는다”며 “안 하는데 이유가 있겠나”라고 밝혔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김택우 회장의 당선 가능성을 더 높게 점친다. 김 회장이 비대위원장 시절부터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과 적극적으로 소통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의료계 관계자는 “박단 비대위원장이 원래 주수호 대표를 지지했지만 최근 김택우 회장을 밀고 있는 것으로 안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비대위원장 선거와 마찬가지로 보궐선거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지지하는 후보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그냥 넘어갈 인물이 절대 아니다”라고 짚었다.
김초영 기자
choyou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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