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트럭 불모지' 한국서 반등…타스만·무쏘 EV가 판 뒤집었다

2025-10-03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오랜 기간 외면받았던 픽업트럭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내리막 길을 걷던 판매량이 올해 들어 급증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기아(000270)와 KG모빌리티(003620)가 각각 출시한 신형 모델이 판매를 견인하면서 픽업트럭 시장이 주요 차종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4일 시장조사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픽업트럭 판매량은 1만 9888대로 전년 동기(1만 974대)보다 81.2% 증가했다. 픽업트럭 판매량은 2019년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감소세를 보였는데 올 들어 6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픽업트럭은 일반 승용차처럼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하면서 차량 후방에 별도 짐칸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 차량은 북미나 호주처럼 비포장도로가 많고 장거리 운행이 잦은 지역에서는 큰 인기를 끌었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패밀리카 중심의 국내 시장에서는 그동안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신차 효과에 힘입어 상황은 달라졌다. 기아는 2월 중형 픽업트럭 ‘타스만’을, KG모빌리티는 3월 전기 픽업트럭 ‘무쏘 EV’를 각각 출시하면서 픽업트럭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가져왔다. 타스만은 9월까지 누적 판매 6929대로 픽업트럭 단일 모델 기준으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고 무쏘 EV는 같은 기간 6311대를 팔아 이미 연간 판매 목표량(6000대)을 훌쩍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양사 픽업트럭의 최대 장점으로 꼽는다. 타스만과 무쏘 EV의 실구매가는 3000만 원대부터 시작된다. 최소 6000만 원 중반부터 시작하는 수입 픽업트럭과 비교해 절반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여기에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정비 편의성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수요를 끌어냈다는 분석이다. 국내 최초 전기 픽업트럭인 무쏘 EV 한 번 충전으로 400㎞까지 주행할 수 있는 충분한 배터리 성능을 갖췄다.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판매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캠핑·차박 등 아웃도어 문화가 확산되면서 픽업트럭이 레저용 차량으로서 소비자 선택지를 넓힌 것이다.

국내 브랜드 픽업트럭은 해외 시장에서도 호평을 얻으며 판매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기아 타스만은 올 8월까지 1만356대 수출로 이미 1만 대 수출을 넘어섰다. 타스만은 호주·중동·아프리카 등으로 수출 길에 오른 데 이어 남미 시장으로 진출을 앞두고 있다. 무쏘 EV는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공략에 나서고 있다. KGM은 올 초부터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 시장에서 무쏘 EV 사전 마케팅 활동을 진행했고 8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론칭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독일·스페인·헝가리 등 이미 유통망을 구축한 지역을 중심으로 수출 길을 넓혀 나간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픽업트럭은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는 틈새 차종에 해당했지만 최근 유의미한 최근 성장세를 이어가며 주요 세그먼트로 주목받고 있다”며 “업무용 차량을 넘어 캠핑과 레저 등 아웃도어 활동의 증가와 맞물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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