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세대 폼팩터’인 트라이폴드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 삼성전자(005930)는 세 번 접는 ‘트라이폴드’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중국 화웨이에 반격을 예고했다. 삼성전자가 2분기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절반 이상을 경쟁사에 내어준 상황에서 트라이폴드폰 출시로 반격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31일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현장에서 트라이폴더 제품의 실물을 처음으로 전시한다. 전 세계 주요국의 인사들이 모이는 현장에서 기술력을 선보이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두 번 접는 방식의 트라이폴드폰은 삼성전자가 처음 시도하는 새로운 폴더블 폼팩터다. 화면 양쪽을 모두 안으로 접는 듀얼 인폴딩(G자형) 구조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화면에는 갤럭시 폴드 시리즈와 비슷한 6.5인치 디스플레이. 화면을 펼쳤을 때는 태블릿에 준하는 10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사장은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트라이폴드폰에 대해 “개발 막바지 단계”라며 연내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 시리즈로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했지만 트라이폴드폰 시장에선 ‘후발주자’다. 중국 화웨이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트라이폴드폰인 ‘메이트 XT’를 출시했고 지난달 2세대 모델인 ‘메이트XTs’도 내놨다. 삼성전자와는 다르게 한쪽은 화면을 바깥으로 한쪽은 안으로 접는 ‘Z자형’ 방식이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화면을 펼치면 10.2인치, 완전히 접으면 6.4인치다.
트라이폴드폰 경쟁은 스마트폰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세트(완제품) 제조사들의 전략과 긴밀히 연결된다.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트라이폴드폰을 통해 태블릿과 노트북으로 향하는 일부 수요를 끌어올 수 있는지가 성패를 가를 변수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시도가 성과를 거둔다면 다른 제조사들도 잇따라 시장에 진입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트라이폴드폰 출시는 폴더블 시장에서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전환점이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 난 9%로 3위에 그쳤다. 1위는 화웨이(45%), 2위는 모토로라(28%)였다. 화웨이는 중국 내수를 기반으로, 모토로라는 지난 4월 출시한 ‘레이저 60’ 시리즈는 699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출하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시장을 이끌어온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내세워 반격한다는 계획이다. 트라이폴드폰의 핵심인 폴더블 패널을 만드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수년 전부터 안팎으로 두 번 접는 ‘플렉스S’, 안으로 두 번 접을 수 있는 ‘플렉스 G’ 등의 제품군을 대외적으로 알려온 만큼 생산 안정성과 완성도 면에서 강점이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트라이폴드 패널에 대한 양산성을 갖췄기 때문에 패널 완성도나 휘어짐, 내구성 측면에서 기술적 우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