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디테크, 5㎚ 이하 암호화폐 '채굴 칩' 공략

2025-02-16

삼성 파운드리 디자인하우스인 에이디테크놀로지가 최선단 공정 고객사 확보를 위해 암호화폐 채굴 칩 시장 공략에 나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암호화폐 채굴 칩과 관련해 미주 3개, 유럽 1개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올해 5나노미터(㎚) 채굴 칩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잇달아 수주를 확정하고, 2026~2027년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삼성 파운드리가 올해 선보일 2㎚ 공정과 관련한 2개의 프로젝트도 협의하고 있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채굴칩 업체들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에서 글로벌 팹리스 업체들보다 후순위”라며 “최선단 공정에서의 TSMC 수요가 급증한 만큼 삼성 파운드리와 협력해 빠르게 제품을 양산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과거 암호화폐 채굴은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이뤄졌으나 전문 채굴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효율 개선을 위해 주문형반도체(ASIC)로 전환됐다. 채굴 경쟁 심화로 고성능 칩이 필요해지면서 교체 주기가 짧아져 시장 수요 또한 크다.

채굴 칩은 다른 시스템반도체 대비 설계가 비교적 단순해 개발 기간이 짧고 필요 반도체 설계자산(IP)도 적은 게 특징이다. 특정 암호화폐의 해시 함수 계산에 특화시키고, 해당 연산만 반복하면 되기 때문이다. 삼성 파운드리는 경쟁사 대비 IP가 부족한 게 약점으로 꼽히나 채굴 칩 개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에이디테크놀로지가 '커스텀 라이브러리' 준비해왔던 것이 채굴칩 수주 논의 진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브러리는 논리 게이트, 플립플롭, 래치 등 기본적인 회로 구성요소의 집합이다. 이를 얼마나 최적화하느냐에 따라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를 구현할 수 있다. 회사는 현재 2㎚ 저전력 라이브러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채굴칩 외에도 선단공정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에서 4㎚ 고성능컴퓨팅(HPC) 칩을 수주해 내년 1분기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이어 지난달 중국에서 4㎚ 소비자용 반도체 개발을 수주했고 2027년 3분기께 양산을 목표로 개발에 들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5㎚ 선단공정 비율이 70%로 커지고 양산 매출 규모도 25%로 전년 대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실제 수주 제품의 양산 여부는 개발 완성도와 시장 수요 등에 따라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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