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당시 전사한 일본군 추모를 위해 무안에 세워졌던 ‘충혼비’가 사라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관련 단체가 행방 찾기에 나섰다.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5일 “러일전쟁 이후 일제가 무안군 망운면 일본인 소학교 정문 앞에 설치한 충혼비가 수년째 소재를 알 수 없는 상태”라며 “광주·전남 시도민들의 제보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충혼비는 1912년 다이쇼(大正) 천황 즉위를 기념해 지역 재향군인회가 모금해 세운 비석으로, 당시 일본인 초등학교였던 남소학교(현 망운초등학교) 정문 앞에 자리 잡고 있었다.
무안군 망운면 일대는 일제강점기 일본인 거주 비율이 높았던 지역으로, 말기에는 망운비행장이 건설되고 일본인 전용 학교가 들어설 정도로 군사적 요충지로 활용됐다.
광복 이후 충혼비는 마을 일대에서 다릿돌로 전용돼 방치돼 있다가 한 주민이 이를 수거해 한동안 보관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그가 사망하면서 현재는 비석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충혼비는 일본 군국주의의 전쟁 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유물”이라며 “침략의 역사를 바로잡고 후손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그 흔적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