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한국언론에 보낸 기고문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해리스는 한국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한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해리스는 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보낸 기고문에서 "우리(한미) 동맹이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 안보와 번영의 핵심축(linchpin)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쟁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 "트럼프는 한국이 이미 상당한 분담금을 내고 있는데도 한국이 우리 병력 주둔을 위해 연간 100억 달러를 내야 한다고 요구해 우리 동맹을 폄하하고,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지위를 경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시는 물론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한국 등 동맹국들에 방위비 인상을 요구해왔다. 트럼프는 지난달 15일 한국을 '머니머신(부유한 나라)'이라고 부르며 자신이 당선되면 한국이 연간 100억 달러(약14조원)를 내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의 대미 투자와 관련, 해리스는 부통령 재임 기간 중 한국과 인적 교류를 확대했으며, 반도체·전기차 분야에서 한국의 민간 투자가 미국에서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기업에 보조금이 아닌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 트럼프와는 상반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해리스는 인도계인 자신의 어머니를 언급하며 한국에 대한 친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많은 한국 어머니들처럼 제 어머니도 우리 가족에게 가능한 한 최고의 삶을 주기 위해 희생하셨다"면서다.
해리스는 또 "셀 수 없이 많은 한국 이민자들이 자녀들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해 장시간을 일해왔으며 다수는 온 가족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세탁소와 식당에서 일했다"며 "제가 재미 한인들의 용기와 꿋꿋함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존경하는 이유"라고 했다.
해리스는 올해 백악관에서 처음으로 추석 축하 행사를 열고, 백악관에 BTS를 초청했던 일들을 소개했다. 이어 해리스는 "트럼프의 실패한 리더십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반(反)아시아 폭력의 급증을 부채질했다"며 "트럼프는 우리에게 '총기 폭력을 잊어야 한다'면서 거리에 더 많은 총기가 풀리도록 했다"고 했다. 이는 지난 2021년 한인 4명 등이 사망한 애틀랜타 총기 폭력 사태를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한국 재외동포청에 따르면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는 152만 3823명이다.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한국계 유권자의 수는 3만8000명에 달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오차범위 내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인 유권자의 영향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