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조병현’ 볼 수 있을까…“불펜·선발 다 좋아, 한 번쯤은 선발로”

2024-10-14

조병현(22·SSG)은 올해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추격조, 승리조를 거쳐 마무리 투수로 첫 풀타임 시즌을 마쳤다. 최종 성적은 76경기(73이닝) 4승6패 12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 3.58. 최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조병현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마무리 투수까지 올라갈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조병현은 올해 불펜 투수로 70이닝 이상 던졌다. 리그에서 조병현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6명이 전부다. 팀 불펜 사정 탓에 생각보다 긴 이닝을 던져야 했던 조병현은 “팀에 그만큼 도움이 됐다는 의미니까 만족한다”고 미소지었다. 조병현은 올해 자신의 활약에 대해 “나쁘진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좋진 않다”고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상무 소속이던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 최고 중간 투수로 이름을 날린 조병현은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과 포크볼을 앞세워 올시즌 개막 초부터 1군에서 실력발휘를 했다.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활약을 이어갔지만, 날씨가 더워진 7월 10경기에서 평균자책 8.64로 흔들렸다. 조병현은 “시즌 초반엔 타자들이 직구를 잘 치지 못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맞아 나가기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조병현은 변화구 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고비를 넘겼다. 그는 “이전보다 직구도 잘 들어갔고, 타자들이 변화구에도 잘 속았다”며 “스프링캠프에서 송신영 코치님이 알려준 포크볼이 키포인트였다”고 짚었다. 조병현은 올시즌 리그에서 2번째로 많은 9이닝당 11.84개의 삼진을 솎았다. 하지만 자신의 구위를 믿지 못해 자신감이 떨어진 적도 있다. 이럴 때마다 조병현은 고졸 신인 마무리 김택연(두산)의 영상을 찾아봤다고 한다.

그는 “한 번씩 못 던진 경기가 있을 땐 (김)택연이 영상을 본다. 항상 자신을 믿고 공을 던지는 것이 좋아보였다. 동생이지만 배울점이 있다”며 “자신감이 떨어지면 안 맞을 공도 맞게 된다. 마운드에서 타자가 내 공을 절대 못 친다는 생각으로 던지니까 삼진도 더 많이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병현은 정규시즌 활약을 인정받아 다음 달 열리는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 훈련 소집 명단(35명)에 이름을 올렸다. 만약 최종 엔트리(28명)에 포함되면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이어 두 번째로 태극마크를 달게 된다. 아직 국제대회에서 마운드에 선 경험은 없는 조병현은 “아직 확정은 아니라서 훈련 때 좋은 모습 보여드려 최종 명단에 들고 싶다”며 “이번엔 불펜에서 보는 것만이 아니라 마운드에도 올라가고 싶다”고 전했다.

조병현은 입단 당시만 하더라도 선발 자원으로 분류됐다. 신인이던 2021년 3경기 모두 선발 등판했다. 상무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마무리 투수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지만, 조병현은 선발 보직에도 관심이 있다. 믿을만한 국내 선발이 부족한 SSG로서도 조병현의 선발 활용은 고민해볼 만한 카드다. 조병현은 “불펜도 좋고, 선발도 좋다. 한 번쯤은 선발로 풀타임 시즌을 치러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고 말했다.

조병현은 “다치지 않고 마무리했다는 게 너무 기쁘다”며 “아쉽게 삼진(96개) 100개를 잡진 못했는데, 내년에도 중간 투수로 뛰게 되면 세 자릿수 삼진을 목표로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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