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바스키아
1988년 8월, 바스키아가 스물여덟 나이로 돌연 세상을 떠나자 때 이른 죽음을 아쉬워하는 추모전이 이어집니다. 1992년 뉴욕 휘트니 미술관, 1996년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 2005년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 2010년 바젤 바이엘러재단 미술관-.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며 계속 바스키아를 소환해 냈습니다. 그는 세상에 없지만 그의 예술은 어디선가 계속 사람들과 만나며 다시 읽히고 있는 거죠.
전시는 바스키아만 조명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앤디 워홀과의 2인전, 바스키아에 필적할 오늘날의 그라피티 아티스트 뱅크시와의 전시, 그리고 힙합ㆍ문자 등 바스키아를 설명하는 다양한 키워드를 주제 삼은 전시가 열렸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새롭게 해석될 여지가 많은, 좋은 화가였습니다. 영원한 젊음, 잊히지 않는 화가, 최근의 주요 전시들을 통해 바스키아를 읽어보겠습니다.

‘세기의 바스키아’는 이걸로 마무리합니다. ‘세기의 협업’ ‘세기의 경매’ ‘세기의 낙서’에 이어 ‘세기의 전시’까지 네 편의 글로 바스키아를 함께 읽었습니다. 읽으셨다면 이제 보러 가실 차례입니다. 바스키아가 무엇을 그리고 썼는지 들여다보는 ‘장 미셸 바스키아: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기호들’입니다. 9월 23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립니다. 티켓은 ‘더중앙플러스 멤버십 The Art’ 패키지로 구입하시는 게 가장 경제적입니다. ‘세기의 바스키아’를 읽을 수 있는 더중앙플러스 구독권과 바스키아 특별전 티켓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세기의 바스키아’ 지난 이야기
①세기의 협업: 28세 바스키아 최후의 작업실, 앤젤리나 졸리는 왜 빌렸을까
②세기의 경매: 새벽 4시, 잠든 마돈나 옆에서…바스키아 1000억 낙서 남기다
③세기의 낙서: 425억 해골, 그때 시작됐다…장기 뗀 8세에 엄마가 준 ‘책’
86만 파운드(약 16억원)입니다.
2018년 런던 소더비 경매, 경매사가 망치를 두드린 순간 뱅크시의 그림 ‘풍선과 소녀’가 액자 속으로 밀려 내려가면서 파쇄됐다. 장내는 아수라장이 됐다. 이 사달이 난 뒤 영국의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는 SNS에 본인 소행임을 밝혔다. “파괴하고자 하는 욕망도 창조적”이라는 피카소의 말을 인용하며, “연습 때와 달리 반만 잘려 나가 아쉽다”고도 했다. 그림이 얼마에 팔릴지만이 관심사인 경매장에서 구매자의 돈을 곧장 휴지조각으로 만들려 한 사건이었지만, 결말은 정반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