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하늘길 반드시 열려야 한다

2025-11-02

 지난 10월 중순 국내 유일 LPGA 정규투어를 앞두고 세계 여자 프로골프선수들이 전라남도 해남에 모였다. 그런데 세계랭킹 1위, 2위, 4위, 5위가 불참을 선언하고 참가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인근 비행장인 무안국제공항이 지난해 사고로 재개장을 하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져 선수들이 대회를 기피하였다고 한다. 공항의 부재가 결국 세계적인 국제 스포츠 대회의 수준과 위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현재 우리 전주는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놓고 아마디바드(인도), 도하(카타르), 누산타라(인도네시아), 베를린(독일) 등 세계적인 도시들과 경쟁하고 있다.

 그런데 전북에 공항이 없다고 하면 우리의 유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며, 설사 유치된다 해도 LPGA 정규투어 사례와 같이 세계적인 선수들이 보이콧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업유치 또한 마찬가지다. 오늘날 기업들은 생산, 연구, 마케팅, 영업 등 다양한 기능을 국제 네트워크를 통해 수행한다.

 특히, 해외 본사, 투자자, 협력업체와의 신속한 이동과 물류 연계성은 기업 입지 결정의 핵심 요소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공항은 기업이 세계 시장과 직접 연결되는 통로로서 글로벌 비즈니스의 기반 인프라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우리 전북은 전국 광역자치단체중 유일하게 국제공항이 없다. 이에 전북은 지역 균형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특히, 새만금 신항,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데이터센터, 수소 산업 등 전북의 미래 산업들은 모두 ‘트라이포트(Tri-port)’ 즉, 항만, 공항, 철도의 연계 구조를 전제로 설계되어 있다.

 이 세 축이 맞물려야 생산·물류·거래가 이어지는 완전한 산업 생태계가 구축된다. 따라서 새만금 국제공항은 전북 산업의 성장 기반이자,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적 인프라로서 2019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로 지정된 사업이다.

 이러한 취지 아래 새만금 국제공항은 전북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국가 균형발전 실현을 위한 중추 사업으로 추진되어 왔으며, 2029년 개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9월 11일 서울행정법원은 조류 충돌 위험, 갯벌 훼손 및 철새 서식지 파괴, 경제성 부족 등을 이유로 새만금 국제공항 기본계획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지금 필요한 것은 멈춤이 아니라, 합리적인 보완과 신속한 추진이다. 법원은 단순히 한 지역의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 전체의 공익과 균형발전을 바라보아야 한다.

 조류 충돌 위험은 과학적 관리와 체계적 대비로 충분히 해결 가능한 사안이다.

 또한,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한 사업 취소는 국가균형발전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한다. 일본, 미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들도 지방공항의 운영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지역 접근성과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공항을 지속적으로 유지·확대하고 있다.

 공항은 단순한 수익사업이 아니라 국민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지역 산업의 기반을 다지는 국가적 인프라다.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은 단순히 한 지역의 숙원을 넘어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시험대이자 국가 경쟁력의 척도다.

 이제 첫걸음도 내딛지 않은 시점에서 사업이 중단된다면 새만금에 대한 국내외 투자 신뢰는 무너지고, 전북은 다시금 낙후와 소외의 늪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김정태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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