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F헬스·CBS 뉴스 공동 조사
“치아 보존보다 발치에 적극적”
하버드치대 “금전적 목적 많아”
세컨드 오피니언 받는 게 유리
일부 치과가 과도한 임플란트 시술을 권장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KEF헬스뉴스와 CBS뉴스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임플란트 전문가들은 일부 치과가 자연치아 보존보다는 수익성 때문에 임플란트를 과도하게 권장하고 있다고 LA데일리뉴스가 11일 보도했다.
이번 조사에서 인터뷰에 응한 10명의 전문가는 임플란트 권장을 받은 여러 환자에게 임플란트가 꼭 필요하지 않다는 세컨드 오피니언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뉴저지 거주 베키 캐럴(52)은 상한 치아 치료를 위해 치과를 방문했으며 신경 치료와 크라운을 통해 일부 치아를 보존하는 치료를 제안받았다. 하지만 장기간 치료에 대한 부담을 느끼던 중 TV를 통해 임플란트 전문 체인 클리어초이스의 “하루 만에 새로운 미소를 되찾는다”는 광고에 이끌려 상악 치아 전체 시술비 3만1000달러 지불에 동의하고 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시술 중 마취가 풀려 고통을 받았으며 임플란트 치아의 정렬이 틀어져 2년간 씹지 못하다가 다른 병원서 교정 수술을 받았다.
이에 캐럴은 변호사를 통해 해당 치과가 의료 과실과 부주의로 인해 환자에게 고통을 주었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클리어초이스측은 이를 부인하며 법정에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유사한 임플란트 관련 소송 사례에 따르면 환자가 시술 후 수술을 필요로하는 합병증 피해를 입었다거나 일부 임플란트 클리닉의 의사들이 환자를 설득, 압력 또는 강제로 불필요하게 발치하도록 했다는 주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버드 치과대학 윌리엄 지아노빌 학장은 “치아가 건강한데도 불필요하게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 말하고 싶지 않지만, 이런 시술을 하는 이유는 금전적인 측면에서 의사에게 훨씬 더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임플란트는 자연 치아 기능 및 미용 목적에서 지난 50년간 널리 사용돼 왔으나 전문가들은 환자가 임플란트 비용 부담과 수술 합병증에 시달릴 수도 있으며 자연치아 발치로 치료 옵션이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카고 지역의 치주과 전문의 조지 만델라리스는 “임플란트가 감염되거나 뼈 손실이 발생하면 자연 치아보다 훨씬 빠르게 소실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플란트는 충치가 발생하지 않지만, 주변 잇몸과 뼈가 감염될 위험이 있어 유지 관리를 소홀히 하면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격 부담에도 불구하고 임플란트 인기가 치솟고 있는데 의료시장조사업체 i데이터리서치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매년 평균 6% 이상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2022년에는 370만개 이상의 임플란트가 판매됐다. 또한 전국에 7만개 이상의 치과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하고 있으며 3분의 2는 일반 치과의사다.
로마린다대학의 엘리트 치과 임플란트 레지던트 프로그램 책임자인 하이메 로자다는 “건강한 치아를 발치하는 의사들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수술로 교체가 필요한 임플란트 환자들을 치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이 같은 환자 7명을 치료했다”고 밝혔다.
일부 대형 치과 체인들은 사모펀드가 운영하고 있는데 의료분야에서 사모펀드 투자는 종종 과도한 치료와 수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이번 조사에서 전국 최대 규모 사모펀드 소유 치과 체인의 1000개 이상의 치과 웹사이트를 분석한 결과 70% 이상이 구강외과, 치주과 또는 보철과 등 전문의를 고용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박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