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세대교체와 기능 세분화 흐름을 타면서, 한때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홍삼의 입지가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 ‘홍삼 한 포’로 건강을 챙기던 시대가 저물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구체적 기능을 선택하는 ‘정밀 소비’가 시장 주류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왕좌’로 불리던 홍삼이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원대로 커졌지만 같은 기간 홍삼의 구매 비중은 크게 쪼그라들었다. 소비자들이 세대별·기능별로 더 세분화된 제품을 찾기 시작하면서 ‘홍삼 한 포’로 건강을 관리하던 전통적 소비 패턴이 힘을 잃고 있는 것이다.
25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발표한 ‘2025 건강기능식품 시장 현황 및 소비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5조9626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증가했다. 시장 외형은 정체됐지만, 소비 기준은 더 까다로워지고 세분화되며 사실상 ‘정밀 소비(Precision Wellness)’가 본격화됐다.
향후 개선하고 싶은 건강 고민으로는 면역력 증진(21.4%), 피로 회복(18.5%), 항노화(16.5%) 순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한 가지 제품을 꾸준히 먹던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자신의 상태에 맞는 기능을 구체적으로 선택하는 흐름이 강해졌다는 의미다.
이런 변화는 시장 판도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2021년 25.9%였던 홍삼 구매액 비중은 올해 16%로 내려왔고, 구매액도 1조4710억원에서 9536억원으로 줄었다. 5년 사이 약 5000억원이 증발한 셈이다. 같은 기간 종합비타민·단일비타민·프로바이오틱스 등 목적형 제품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20~40세대에서 홍삼의 하락세는 더 극명하다. 20~30대는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 체지방 감소 제품 등 체감 효과가 빠른 기능성 제품을 선호하며 홍삼을 ‘올드하다’고 인식하는 경향도 강하다. 반면 50대 이상에서는 여전히 홍삼이 1위를 유지해 세대별 건강기능식품 취향이 확연히 분리되는 모습이다.
제품 제형 역시 세대별로 양극화된다. 정제형과 캡슐형이 전체적으로는 강세지만, 20대에서는 구미·젤리형의 선호가 평균의 두 배를 넘는다. 이에 맞춰 업계는 기존 홍삼·비타민 제품도 스틱형·젤리형으로 재출시하며 제형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소재·복합 기능 제품의 부상도 계속되고 있다. 코엔자임Q10, 철분·아연, 식이섬유, 마그네슘 등 다양한 원료군 소비가 증가하며, ‘홍삼 중심 단일 원료 시장’은 빠르게 ‘복합·다품목 시장’으로 전환되는 중이다.
홍삼 제조기업의 실적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다. 정관장을 보유한 KGC인삼공사의 올해 1~9월 매출은 8948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감소했다. 국내 홍삼 내수 매출도 감소했고, 2위 브랜드 한삼인 역시 5년간 500억원대에서 정체돼 있다. 이에 업계는 녹용·침향 등 대체 원료 제품군을 확대하거나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등 돌파구 모색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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