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시간 단축에 사활을 건 메이저리그(MLB)가 이번에는 ‘타임아웃 제로(0)’ 실험을 구상하고 있다. 타자들이 타석에서 타임을 부르고 벗어날 기회를 완전히 없앤다는 것이다.
스포츠종합매체 디애슬레틱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진행 중인 MLB 윈터미팅 관계자회의에서 하위 싱글A 리그를 대상으로 타자들의 타임아웃을 완전히 없애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매체는 타임아웃을 없애는 대신 시간제한을 적용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2023년 피치클록 도입 이후 MLB와 마이너리그를 불문하고 타자들은 타석당 1차례만 타임을 부를 수 있다. 2번째 타임을 부르면 자동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MLB는 최근 피치클록을 비롯해 수비 시프트 제한, 베이스 크기 확대 등 일련의 제도 변화를 이어왔다. 올해는 MLB에 챌린지 시스템도 도입된다. 특정 투구에 대해 투수, 타자, 포수가 이의를 제기하면 기계로 판독을 받는 제도다. 이런 변화들과 비교해도 타자들의 타임아웃 기회를 없앤다는 발상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MLB가 ‘타임아웃 제로’를 고민하는 건 경기 시간 단축과 챌린지 시스템 때문이다. 기계가 실시간으로 볼·스트라이크를 판정하는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과 달리 챌린지는 이의 제기와 판독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그간 MLB가 꾸준히 추진해 온 경기 시간 단축에 역행한다.
챌린지 적용으로 경기 시간이 우려할 정도로 다시 길어진다면 MLB 사무국은 어떻게든 대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타임아웃 제로’도 그중 하나다.
물론 당장 MLB에 이런 발상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챌린지 도입 이후 경기 시간이 얼마나 길어지는지를 우선 확인하고, 정말로 필요하다면 극단적인 처방까지 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디애슬레틱은 “피치클록 도입 이후 경기 시간은 30분가량 단축됐지만, 올 시즌 9이닝 기준 2분가량 길어져 평균 2시간38분이 되었다”면서 “내년에도 경기 시간이 길어진다면, 리그 차원에서 경기 시간을 2시간30분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추가적인 조정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마이너리그 적용 역시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 만약 실제로 적용이 된다면 사무국은 경기 시간 단축뿐 아니라 타임아웃 없는 야구가 타자들의 경기력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까지 두루 살필 계획이다.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하지만 현장의 우려는 크다. 앞선 일련의 변화들과 비교해도 ‘타임아웃 제로’는 타자들에게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이너리그에서 먼저 테스트를 한다고 해도 문제가 없지 않다. 오히려 규정 변화로 인한 불안과 걱정은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훨씬 더 크게 체감할 수 있다. 몇 경기 성적에 따라 언제든 방출당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마이너리그 각 구단에 널려있다. MLB 한 구단 육성 관계자는 “마이너리그에는 자기 인생을 걸고 싸우는 선수들이 있다”면서 “늘 방출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실험장에 그들을 던져버린다는 건 너무 가혹하다”고 말했다.
올해 기준 하위 싱글 A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2만6840달러(약 3900만원)다. 평균 연령 21~22세로 10대 선수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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