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엔무브 상장 포기 수순…자본시장 판 바뀐다 [시그널]

2025-06-24

SK그룹이 지난해부터 추진한 SK엔무브 기업공개(IPO) 계획을 전면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엔무브는 SK이노베이션이 지분 70.0%를 보유한 자회사로 예정대로 증시에 오르면 모회사 주주 권익 훼손에 대한 중복 상장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 SK그룹이 소액주주 권리 보호를 강조하는 정부 정책 기조를 의식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재계에 미치는 영향도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여당이 주주 권한 확대를 기치로 내걸고 법 개정을 추진하자 중복 상장, 유상증자, 기업 분할 등에 있어 대주주 중심 경영을 견제하는 움직임이 늘어나는 추세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엔무브 상장 계획을 접고 재무적투자자(FI)인 IMM크레딧솔루션(ICS)이 보유한 지분 30.0%를 되사오는 방안을 유력하게 논의 중이다. 이르면 25일 열리는 SK이노베이션 이사회에서 관련 계획을 논의해 방침을 확정한다.

상장 철회의 배경으로는 중복 상장 논란에 따른 부담이 지목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시장에서 중복 상장 논란이 컸는데 현 정부와 여당은 아예 관련 규제를 명문화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예정대로 IPO를 추진하면 새 정권의 정책 기조에 맞서는 모양새가 돼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SK엔무브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내년까지 증시에 입성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IPO가 무산되면 FI에 재무적 보상을 해야 한다. 이에 아예 상장 계획을 접고 FI 보유 지분을 모두 되사온 뒤 다른 계열사와 합병하는 방안 등의 시나리오를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관계자는 “현재 SK엔무브와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SK의 결정은 재계 및 자본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계열사를 상장시켜 자금을 확보하고 사업을 확장해온 기존 시장 공식이 깨지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이 소액주주 권한을 확대하는 각종 법안을 예고하자 이미 시장에서는 소액주주와 행동주의의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