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3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 인도네시아의 1만7000개 섬 가운데 하나인 이곳에서 LX인터내셔널 직원들은 수일째 적갈색 흙으로 뒤덮인 산을 누볐다. 산세가 험하지 않은 지형은 일단 합격. 도로를 내는 게 어렵지 않아 보였고, 마침 인근 항만까지도 가까웠다. 결정적으로 니켈 예상 매장량이 기준치 이상이었다. 밑창이 붉게 물든 신발을 수차례 갈아신고 2년간 최적의 광산을 찾아다녔던 노력이 결실을 빚은 순간이었다.

# 2020년 아르헨티나 북서부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鹽湖). 포스코그룹 임직원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미국 컨설팅 업체 몽고메리의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은 2018년 포스코그룹이 2억8000만 달러(당시 3300억원)를 들여 인수한 염호의 리튬 매장량 추정 규모가 나오는 날이었다. 자원 개발은 미래 가치가 얼마나 커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장 큰돈을 투자해야 하는 도전적인 사업인 만큼 현장엔 긴장감이 돌았다. 그리고 마침내 ‘1352만톤(t)’이라는 결과가 나오자 직원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인수 당시 예측한 220만t의 6배에 달하는 양이었다.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잭폿’이 터졌다.
‘K상사맨’들이 전 세계를 누비며 광물 자원을 찾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에서도 승패를 좌우할 키(key)로 떠오른 그 핵심 광물을 향해서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중국의 ‘광물 패권주의’로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핵심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오늘 더컴퍼니에서는 글로벌 광물 전쟁의 현장을 들여다본다. 글로벌 공급망·광물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밀러 미국 터프츠대 교수, 존 폴 헬베스턴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 인터뷰에선 광물을 둘러싼 G2 갈등의 핵심을 들어봤다.
🧾목차
1. “돈 되는 건 다 판다”는 상사맨, 이젠 광물도 캔다
2. 중국 광물 패권주의, 공급망 장악한 방식은
3. 광물 안보 점수 한국 35점 일본 70점, 왜
[인터뷰] 글로벌 광물 자원 전문가에게 듣는다
🎤 크리스토퍼 밀러 미국 터프츠대 플레처스쿨 교수
🎤 존 폴 헬베스턴 미국 조지워싱턴대 시스템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