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공격적 수주 이면 공사비 인상 논란…“수익성 확보” vs “조합 부담 전가”

2025-03-05

- 반도체 경기 침체 속 그룹사 일감 감소, 주택사업 필수적 선택

- 공사비 인상 요구에 조합 반발, 사업 지연·추가 비용 발생 우려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삼성물산이 최근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공격적인 수주 활동을 벌이는 한편, 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반도체 경기 침체로 그룹사 내부 일감이 감소하면서, 주택사업 부문에서의 수주 확보와 더불어 수익성에 대한 압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이 수주한 재건축 및 재개발 사업 현장에서 공사비 인상 요구가 잇따르고 있으며, 조합과의 갈등 또한 심화되고 있다.

공사비 인상 요구 잇따라…“수익성 악화” vs “부담 전가”

삼성물산은 최근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적극적인 수주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에서는 경쟁사인 현대건설을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되었으며, 조합을 설득하기 위해 공사비 인상분 중 최대 314억 원을 자체 부담하는 조건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기존 수주 사업에서는 공사비 인상으로 인한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래미안 원베일리'의 경우, 초기 도급공사비가 1조1277억 원이었으나 이후 1조2580억 원으로 약 1300억 원이 인상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조합 측에 강경한 협상 태도를 보이며 결국 인상을 승인받은 바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도 비슷한 상황이다. 당초 3.3㎡당 공사비가 510만 원이었으나, 이후 세 차례의 인상을 거쳐 현재 847만 원으로 상승했다. 이로 인해 조합원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측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급화 설계로 인해 공사비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조합 측에서는 "과도한 공사비 인상이 조합원들의 재정적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추가 비용을 전가하는 방식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맞서고 있다.

주택사업 필수적 선택, 향후 수주 경쟁 더욱 치열할 듯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주택사업 수주에 집중하는 것은 그룹 내 일감 감소와 직결된다"라며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해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플랜트 및 대형 공사 물량이 줄어들고 있어, 새로운 매출처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또한 "하지만 이렇게 공사비가 수천억 원 단위로 인상되면, 사실상 시공사 선정 당시의 공사비 제안 자체가 의미 없는 수준이 되어버린다"라며 "처음에는 경쟁사보다 낮은 공사비를 제시해 시공권을 따내고, 이후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는 방식이 반복되면서 조합과의 갈등이 심화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물산처럼 브랜드 가치와 기술력을 앞세운 대형 건설사는 조합원들이 쉽게 시공사를 교체하기 어려운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공사비 인상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고 했다. 조합 입장에서는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설계가 확정된 상태에서 시공사를 변경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관행이 계속되면, 향후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시공사 선정 기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시공사 선정 당시 제안된 공사비가 사업 진행 과정에서 급격히 변한다면, 조합들이 초기 선정 기준을 신뢰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편, 삼성물산이 향후에도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합과의 협상 과정에서 얼마나 유연한 태도를 보일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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