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어쩌다 중국에 포획됐나

2025-10-07

애플 인 차이나

패트릭 맥기 지음·이준걸 옮김·인플루엔셜·3만2000원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애플은 자신들의 제품을 자체 생산했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에서, 해외에서는 아일랜드와 싱가포르에서 공장을 운영했다. 애플이 경영 위기를 겪으면서 해외의 저비용 국가에 생산을 맡기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이 시작됐는데, 첫 파트너가 당시 IMF 외환위기를 맞은 한국의 LG전자였다. 저자에 따르면 당시 LG전자 구미공장에는 ‘생존’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애플로 복귀한 스티브 잡스의 첫 제품인 일체형 컴퓨터 ‘아이맥 G3’을 생산한 곳이 LG였다.

G3 성공 이후, 오프쇼어링에 머뭇거리던 잡스를 설득한 건 팀 쿡(현 애플 최고경영자)이었다. 쿡은 직원들에게 “공급업체와 협상할 때는 공격적이고 비합리적이어야 한다. 하늘에 있는 달이라도 따달라고 요구하라”고 말했다. 이런 요구에 응한 건 중국 선전에 공장을 둔 대만 기업 폭스콘이었다. 폭스콘은 “G3를 LG보다 1대당 40달러 더 낮게 공급하겠다”고 장담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낮은 임금 등이 이를 가능케 했다.

이후 애플의 오프쇼어링은 중국 한 나라에 집중됐다. 폭스콘 중국 공장에서 노동 착취 문제가 불거진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저자는 “(핵심은) 애플이 중국 노동자를 착취했다는 것이 아니다. 중국이 그리하도록 허용했으며, 이를 통해 그들(중국)이 애플을 착취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이다”라고 지적한다.

이제 애플은 중국 없이는 어떤 것도 만들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앱스토어 통제를 강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에도 충실히 협조한다. 이 책은 세계 최고의 기업이 중국에 포획되는 과정, 그야말로 얽히고설킨 ‘미·중 공급망 갈등의 최전선’을 생생하게 담았다.

재활용의 거짓말

문관식 지음·헤르몬하우스·1만7000원

플라스틱, 비닐 등을 분리 배출해도 실제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양은 많지 않다. 시장 가격이 급락하거나 불안정해지면 수거가 중단되고 재활용이 지체되며, 결국 소각과 매립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민간에만 맡기는 지금의 자원 순환 시스템에 공공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학하는 마음

임지한 지음·제철소·1만8000원

과학철학·과학기술학을 공부한 저자가 빙하, 동식물, 달 궤도,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 과학자 10명을 인터뷰했다. 저자는 “과학자가 된다는 것은 타고난 재능의 결과라기보다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맺은 관계 속에서 피어난 질문들이 겹겹이 쌓인 끝에 나온 응답이었다”고 말한다.

메모의 순간

김지원 지음·오월의봄·1만8000원

메모는 주로 ‘중요한 것을 기억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저자에게 메모는 ‘마음이 동하는 뭔가에 잠시 머무는 순간’이다. 메모가 사라지거나 기억이 잊힐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언제나 더 흥미로운 다른 이야기”가 있고, 흥미로운 기억은 “언제든 다시 떠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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