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혼게아지이신문, 2021년의 2배 수준으로 전망
한국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의 투자 덕분
[미디어펜=서동영 기자]미국이 한국과 대만 반도체 회사들의 미국 현지 투자에 힘입어 세계 첨단 반도체 시장에서 무게감이 상당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칩스법 폐지 뜻을 밝히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의 투자를 유치한 미국이 세계 첨단 반도체 생산에서 오는 2030년 2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2021년의 2배 수준이다.
니혼게아자이신문은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 통계와 개별 기업 공표 자료를 집계한 결과 2020년 이후 미국의 반도체 민간 투자액이 80조엔(784조 원)에 달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세계 반도체 생산능력에서 미국 비중은 1990년 37%에서 2022년 10%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대만과 한국 등 외국 반도체 업체의 투자 유치 등으로 올해부터는 상승 반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반도체 설계에서는 엔비디아 등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을 과점하고 있지만 생산은 대만 등에 의지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전망이다. 대만 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첨단 로직 반도체 생산능력에서 미국의 비중은 TSMC에 투자에 힘입어 2030년 22%로 2021년의 2배 수준이 될 예상이다. 같은 기간 대만은 71%에서 58%로, 한국은 12%에서 7%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신문은 "미국이 경제안보상 주력하는 것은 로직 반도체의 자국 내 생산"이라며 "특히 데이터센터나 통신, 군사용 제품에 이용되는 첨단 로직 반도체의 생산체제 확립을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는 데이터를 기억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계산과 판단 등 전자기기 두뇌 역할을 하는 로직 반도체 등으로 분류된다.
한편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지난 3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미국에 1천억 달러(약 145조9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미국에 3개의 첨단 로직 반도체 공장이 지어질 예정이다.
한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 내에 반도체 공장 설립 시 보조금과 세제 혜택 지원을 약속한 칩스법 폐지를 계속 언급하고 있다. 칩스법 폐자가 현실화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미국 내 생산 시설 건설을 추진 중인 기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일대에 반도체 공장을 착공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정부로부터 64억 달러(약 9조 원)의 공장 설립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지원 받기로 했다.
같은 달 SK하이닉스는 미국 첫 반도체 패키지 공장 부지로 인디애나주를 선정했다. 공장 건설로 인해 미국 정부로부터 4억5000만 달러(약 6200억 원)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 지원을 약속 받았다. 하지만 보조금은 아직까지 지급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