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장성규가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방관했다는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며 반박에 나섰다. 그러면서 “가족에 대한 선 넘는 언행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장성규는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본래 유족분들이 평안을 찾으신 후 입장을 밝히려 했으나 유족분들께서 제가 2차 가해를 입는 상황을 미안해하시고 적극적으로 해명하라고 권유하셔서 조심스럽게 글을 올린다”고 했다.
그는 “고인을 처음 만난 건 2022년쯤 라디오 방송을 마친 후 운동을 하러 갔을 때였다”며 “고인은 제게 김가영 캐스터의 후배라고 인사했고 김가영 캐스터가 자신을 아껴준다며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했다”고 고인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그는 “다음날 김가영 캐스터와 이야기를 나눴을 때 그녀 역시 고인을 아끼는 후배라고 말해 두 사람의 관계가 좋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던 중 고인이 상담을 요청해왔고 함께 식사하면서 유퀴즈 관련 고민을 듣게 됐다”면서 “제 경험에 비춰봤을 때 주변의 시기와 질투에서 비롯된 어려움일 가능성이 크니 괘념치 말고 이겨내자며 고인을 격려했다”고 말했다.
장성규는 “그러나 고인은 이후에도 한 번 더 고민을 얘기했고 제 위로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느꼈다”며 “그래서 고인을 예뻐했던 김가영 캐스터에게 고인을 함께 돕자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김가영 캐스터는 내부적으로 업무상 사정이 있어 쉽지 않다고 했다”며 “그제야 두 사람의 관계가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감지했고 이후 그들 사이에서 어떤 말도 전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모 유튜브 채널에서 언급된 것과 같은 ‘오빠 걔 거짓말하는 애야’라는 표현을 들은 적도, ‘안나야 너 거짓말하고 다니는 애라며, 김가영이 그러던데?’라고 옮긴 적도 일절 없다”며 “고인과 그런 비슷한 대화 자체를 나눈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장성규는 “고인은 힘든 이야기를 할 때마다 항상 씩씩하게 이겨내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직장 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정도의 어려움이라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당시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못한 게 지금도 너무나 후회되고 고인과 유족께 대단히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했다.
이어 “시간이 흘러 2023년 4월 라디오에서 하차했고 1년이 지난 2024년 5월 출장으로 광주에 간다는 소식에 고인은 SNS를 통해 맛집을 추천해 줬고 서로 DM(다이렉트메시지)으로 안부를 주고받은 것이 마지막 소통이었다”며 지난해 5월 고인과 주고받은 대화를 캡처해 공개했다.
공개된 대화에서 고인은 “선배님 잘 계신지요”라고 물었고 장성규는 “안나야 그럼, 못 본 지 백년이다. 항상 응원할게”라고 답했다. 그러자 고인은 “저도 응원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장성규는 “만약 고인이 저를 가해자나 방관자로 여기거나 서운한 마음이 있었다면 반갑게 안부를 물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고인의 장례는 유족의 뜻에 따라 주변에 연락을 최소화해서 치렀다고 최근에 들었고 당시 아무 연락도 받지 못한 채 지난해 말 뉴스로 소식을 접했다”며 “제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너무나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유족께 위로와 힘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이와는 별개로 저와 제 가족에게 선을 넘은 분들에게는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인은 2021년 MBC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활동하던 중 지난해 9월 2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비보는 같은 해 12월 뒤늦게 전해졌고 당시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 27일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으며 직장 동료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유족은 가해자로 지목된 동료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MBC는 지난달 31일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