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산청 산불에서 볼 수 있듯 벌목 등 산지 난개발이 산불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NN 기획 보도, 누가 산불을 키우나
오늘은 벌목으로 인해 커지는 산불위험과 벌목 이후 처리는 또 어떻게 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최한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리산으로 불길을 옮긴 산청의 구곡산입니다.
시뻘건 화염은 유독 민둥산처럼 휑한 산비탈 벌목지에서만 타오릅니다.
나무를 베어 바람을 막을 방풍림마저 없어지면서 불이 확산된 겁니다.
반면 능선 넘어 활엽수가 빼곡한 숲에선 흰 연기만 자욱합니다.
수분을 머금은 나무들이 불을 가두면서 푹푹 찌는 현상에 그친 겁니다.
{황정석/산불정책기술연구소장/"막연하게 보기에는 (나무가 많으면) 연료가 많아서 불이 빨리 번질 거 같이 보이지만 살아 있는 나무가 밀식돼 있잖아요. 그러면 습도가 높아집니다. 공기 유통을 막습니다. (불이 안 번지죠)"}
산불의 위험을 벌목이 오히려 더 키운 셈인데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런 벌목은 주로 숲가꾸기나 산불 피해 복구 과정 등에서 이뤄집니다.
3년 전 산불 피해를 입은 밀양은 17억의 예산을 들여 나무를 벴습니다.
이 예산은 고스란히 산림조합과 벌목업체로 들어갔습니다.
특히 벌목으로 돈을 번 업체들의 이익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해당 업체는 이렇게 파쇄한 나무들을 자신이 운영한 공장으로 가지고 갔습니다. 나무를 그냥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가공해 판매하는 것입니다.
산불 피해 제거목이나 병해충 또는 숲가꾸기 과정에서 나온 나무들, 이른바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를 발전용으로 다시 사용하는 겁니다.
업체들은 주로 이 목재로 연료인 펠릿을 생산해서 화력발전소나 캠핑 업체 등에 판매합니다.
{밀양 산불지역 산림 관리인/(벌목업체 대표가) 펠릿 공장을 운영하시는 분이라 벌목부터 파쇄목 운반까지 일괄 전부다 처리...(업체는 두 가지 효과가 있는 거네요?) 그럼요."}
최근 5년 동안 전국에서 이렇게 베어 낸 양만 5,440톤이 넘는데, 수십년 키운 나무들이 헐값에 팔리는 셈입니다.
{최병성/기후재난연구소장/"30년~50년 키워서 1ha를 벌목해 팔면 백만원. (그런데) 1ha에 벌목 후 조림하려면 산림청 공시지가가 1천7십만원이 넘어요. 30년, 50년 키워서 백만원을 받았는데 심으려면 1천7십만원 들어가고..."}
산림청은 산불 피해 지역의 나무를 그대로 둘 수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숲은 다른 결과로 말합니다.
{밀양 산불지역 산림 관리인/"지금 저 건너 보이시죠, 소나무하고 잡목들 많은 곳 (예). 저기가 한 이십몇년 전에 산불이 났었거든요. 피해 복구를 이렇게 벌목을 한 게 아니라 그대로 그냥 방치해버린 거예요. 그런데 자연복구가 자기 혼자 되는 거예요 저게..."}
산불피해를 복구한다며 오히려 위험을 더 키우는 이상한 벌목, 산청산불에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이제 산림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KNN 최한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