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철에서 내려 지상으로 올라오자 자연스레 하늘로 눈길이 갔다. 국회 앞 횡단보도 앞에 선 초로의 신사가 스마트폰으로 하늘을 담고 있다. 정확히는 구름을 담고 있다. 모양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거친물결구름(Undulatus Asperatus), 넘실넘실 일렁이는 파도 모양의 물결이 하늘에 떠 있다. ‘Undulatus’는 ‘물결’을 뜻하고 ‘Asperatus’는 ‘거칠다’는 뜻이다. 생김새가 괴이해 일명 ‘악마구름’이라고도 불리는 ‘거친물결구름’이 국회 위를 지나고 있었다. 구름이 지나고 이날 종일 비가 내렸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정국이다. 그렇다고 너무 의미를 부여하진 말자.
허정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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