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법 잊었나
한화, 시즌 2번째
8연승 질주

단독꼴찌서 공동선두
8연승 중 7승 2점차 이내 ‘쫄깃’
30경기 이후 1위…무려 18년만
류현진, 원태인에 판정승 ‘4승’
팬심도 폭발 15번째 매진
패배를 잊었다. 다시 8연승이다. 바닥 찍고 정상까지 날아오른 한화가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한화는 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지난달 13일 대전 키움전부터 23일 부산 롯데전까지 8연승을 질주한 뒤 2연패 한 한화는 26일 대전 KT전부터 다시 8연승을 달렸다.
개막 직후 지독한 타격 부진에 시달린 한화는 4월3일까지 3승7패를 기록하며 단독 최하위까지 추락했지만, 극적인 반등과 함께 지난 5일 LG와 승차를 없애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한화가 30경기 이상 치른 시점에 1위에 오른 것은 2007년 6월2일 이후 무려 18년 만이다. 한화는 이날 8연승으로 이틀째 LG와 공동 1위(23승13패)를 유지했다.
갈 길이 멀지만, 바닥부터 정상까지 오른 극적인 과정에서 팬심도 폭발했다. 대전 구장은 이날도 1만7000석 모든 좌석이 다 팔려 시즌 15번째 매진을 기록했다.
한화를 두번째 8연승과 함께 18년 만의 1위로 이끈 가장 큰 힘은 마운드에서 나왔다.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 엄상백, 문동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물론 새 마무리 김서현이 있는 불펜마저 탄탄하다. 이 경기 전까지 한화 선발진 평균자책은 2위(3.17), 불펜진 평균자책은 3위(3.08)였다.
투수진이 버텨주니 득점을 많이 하지 못해도 이긴다. 한화가 8연승 하는 동안 한 경기 최다 득점은 지난달 30일 대전 LG전에서 낸 5점이다. 8승 중 7승을 2점 차 이내에서 승리했다. 1점 차 승리도 4번이나 된다. 이틀 연속 한화에 승리를 내준 박진만 삼성 감독은 “10개 구단 중 투수진이 제일 탄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양상도 비슷했다. 토종 에이스 류현진이 5이닝 4안타 4사사구 6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삼성 선발 원태인과 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4개의 사사구를 허용하면서도 5이닝까지 최소 실점으로 버틴 것이 주효했다.
타선은 승리에 딱 필요한 만큼만 득점했다. 0-1로 뒤진 5회말 선두 타자 황영묵이 우중간 2루타를 친 뒤 상대 포일을 틈타 3루까지 갔다. 계속된 무사 3루에서 최재훈이 원태인의 4구째 직구를 받아쳐 우전 적시타로 1-1 균형을 맞췄다. 이후 심우준의 투수 땅볼과 최인호의 우익수 뜬공으로 대주자 이원석이 3루까지 갔고,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우전 적시타로 역전시켰다. 2-1로 앞선 6회말에는 1사 1·3루에서 황영묵의 내야 땅볼으로 추가 득점했다.
강력한 마무리 김서현이 휴식을 위해 빠졌으나 한화 불펜은 이날도 강력했다. 박상원이 6회초를 실점 없이 막았고, 7회초 등판한 김범수가 1사후 김태근에게 볼넷을 내주자 고졸 신인 정우주가 투입돼 삼성 중심 타자 강민호, 르윈 디아즈를 범타로 처리했다. 8회초 2사 1루에서 마운드를 이어받은 조동욱은 전병우를 삼진으로 잡아 이닝을 마무리했고, 9회초 한승혁이 승리의 마침표를 깔끔하게 찍었다. 류현진은 시즌 4승(1패)째를 거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