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LCC(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출범
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 등 체급 불리기 집중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통합 LCC' 출범에 대응하고자 '사업 다각화' 등 체급 불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LCC 시장의 지각변동에 대비해 너도나도 살 길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산하의 통합 LCC(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출범이 본격화했다. 대한항공 출신의 임원이 각 사 대표로의 배치가 확정되며 통합 LCC의 출범도 시작됐다.
일찍이 통합 LCC의 출범으로 인한 지각변동이 예상됐던 만큼 기타 LCC들도 이에 대응할 채비에 분주한 상황이다. 수익성이 좋은 사업에 힘을 싣는 한편, 경영권 인수를 통한 시너지 확대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5일부터 항공화물 운송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인천-방콕 노선을 시작으로 내달부터 도쿄, 오사카, 타이베이, 상하이, 정저우 등으로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여객기 내 수하물 칸을 활용한 ‘밸리 카고(Belly Cargo)’ 형식으로 화물 운송에 나선다.
티웨이항공도 장거리 노선 취항 이후 도입한 대형기를 중심으로 화물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밸리 카고 스페이스를 활용하며 전자, 자동차 부품과 기계류 등 대형 화물을 ULD(항공화물 탑재 용기)로 수송하고 있다. 이후에도 대형기 도입과 장거리 노선 다각화를 통해 여객과 화물 운송 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다.
에어프레미아 역시 화물 사업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에어프레미아가 수송한 화물 운송량은 총 3만7422t으로, 수하물과 우편물을 제외한 순화물량만 총 2만3424t에 달한다. 이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화물 전문 항공사 에어인천을 제외하면 국적사 중 가장 많은 화물량을 수송한 것이다.
LCC가 화물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알리·테무 등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효과로 국제선 화물의 높은 수요가 예상되어서다. 여기에 더해 항공운임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어 더는 화물사업 확장을 늦출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사 한 관계자는 "전자상거래를 통한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항공화물 운임도 고공행진하고 있다"면서 "화물사업은 항공사들의 알짜라고 평가하는 만큼 수익성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경영권 인수를 통한 시너지 확대로 체급을 불리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2대 주주인 대명소노그룹의 소노인터내셔널은 최근 사내조직에 '항공사업 TF'를 꾸렸다. 해당 TF는 티웨이항공 및 에어프레미아 등 LCC 경영권 인수를 염두에 두고 꾸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인수가 가장 유력한 항공사로 티웨이항공을 거론하고 있다.
대명소노 측은 지난해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소노인터내셔널과 대명소노시즌을 통해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보유했던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인수했다. 티웨이항공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와 티웨이홀딩스의 최대주주 예림당 측(30.08%)과의 지분 차이는 3%대에 불과하다.
오는 3월 티웨이항공 이사회 7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오는 3월 말로 임기 만료 예정인 만큼, 대명소노 측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진입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현재 등기임원 7명 중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를 포함한 4명의 임기가 만료되는데 이에 맞춰 대명소노그룹이 연임을 저지하고 신규 임원을 선임해 지배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항공업계에선 이같은 인수가 시너지 확대를 넘어 또다른 메가캐리어 출범의 초석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먼 얘기지만 대명이 티웨이와 에어프레이마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이들의 역량을 합치면 대형항공사 못지 않은 역량을 가지게 된다"고 밝혔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이제 국내 항공 산업의 대변혁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이런 가운데, 국내 LCC들은 그들만의 생존 전략을 찾아야 한다. 최근에 사업 다각화, 경영권 인수 등 소식들이 이어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