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가 금융당국이 주최하는 판매 수수료 개편안 설명회에 불참할 것을 표명했다. 금융당국은 현행 수수료 체계의 투명성 강화와 건전한 영업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GA업계는 여전히 설계사의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거세게 반발하는 한편, 추가 집단행동도 예고한 상황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GA업계는 오는 30일 진행을 앞둔 보험 판매 수수료 개편안 설명회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설명회는 최종 개편안 확정·발표를 앞두고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로서 다양한 건의사항을 추가로 청취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지난달 31일 이후 추가 마련한 자리다. 그러나 이해당사자인 GA업계가 참여를 거부하며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GA업권의 이번 '보이콧'은 개편안의 핵심이자 주요 쟁점인 판매 수수료 공개에서 촉발됐다. 그간 수수료 공개를 반대하며 보험가격지수 등 대체안을 지속 요구했음에도 금융당국이 이를 전혀 수용하지 않은 것에 대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열린 제5차 보험개혁회의에서 과도한 수수료 경쟁이 보험료 인상과 보험사 건전성 저해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수수료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개편안을 통해 현행 1~2년차에 집중된 판매 수수료 지급 기간을 최대 7년까지 분할 지급하는 한편, 설계사가 받는 판매 수수료를 고객이 볼 수 있도록 정보 공개 범위도 확대키로 했다.
앞서 GA업계는 지난달 31일 열린 설명회에서도 참석 거부를 언급한 바 있다. 다만 향후 불참으로 야기할 수 있는 부정적 영향 등을 고려한 논의 끝에 최종적으로는 현장에 참여하기로 의견을 선회했다. 다만 직전 설명회에서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 불참을 번복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금융당국도 GA업권의 불참 결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설명회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설명회 일정 조정은 염두하고 있지 않다"며 "GA업계와는 설명회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개편안에 관해 지속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향후 판매 수수료 공개에 대한 반발로 GA업계의 집단행동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21일 한국보험대리점협회(보험GA협회)는 판매 수수료 개편안 저지와 설계사 생존권 확보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구성하고 금융당국의 정책 철회를 촉구하는 의지를 표출하겠다고 밝혔다.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보험설계사의 심각한 생계 불안정, 설계사-소비자 간 신뢰도 훼손, 설계사 이탈로 인한 소비자 피해 등 다양한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고 비대위 측은 설명했다.
현재 비대위는 보험GA협회 회원사 소속 설계사를 대상으로 판매 수수료 반대 서명을 진행하는 한편, 판매 수수료 공개와 분급 확대 철회 촉구를 골자로 한 국민동의청원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회원사 영업 조직을 대상으로 판매 수수료 공개 전면 철회를 주장하는 내용의 피켓을 배포하기도 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GA 판매 수수료는 타 산업의 원가에 해당하는 핵심 정보"라며 "이를 강제로 공개하는 것은 보험계약의 본질을 훼손하고 소비자와의 신뢰관계가 오히려 의심관계로 바뀌는 등 영업환경위축, 보험계약 체결 난이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GA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개편안 시행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며 "GA업계도 반대 의견 관철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