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거 우즈(50·미국)와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가 함께 창설한 시뮬레이터 골프리그 TGL이 두 달간의 정규리그를 마쳤다. TGL은 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소파이센터에서 열린 주피터와 애틀랜타의 최종전을 끝으로 팀당 5경기의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TGL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스크린골프로 옮겨왔다”는 호평 속에서 출발했다. 우즈와 매킬로이는 물론 잰더 쇼플리(32·미국), 루드비히 오베리(26·스웨덴), 토미 플릿우드(34·영국), 김주형(23) 등 다양한 국적의 스타들이 참가해 개막 전후 화제를 모았다.
지난 1월 5일 개막전에서 베일을 벗은 TGL은 빠른 템포의 골프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화려한 조명과 높은 데시벨의 음악으로 현장 분위기는 축제장 같았다. 가로 19.5m, 세로 14m의 대형 화면은 기존 스크린골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700억원 넘게 들여서 만든 2만3225㎡ 규모의 소파이센터는 늘 만원 관중이었다. 경기력과 직결되는 잔디도 호평을 받았다. TGL은 야외에서 잔디를 잘 키워 교체하는 방법을 택했는데, 날씨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지 않아 늘 최적 상태를 유지했다. 실제로 샷을 하며 잔디를 탓하는 선수는 없었다. 대다수 외신은 “TGL이 성공적으로 안착(smooth launch)했다”고 평가했다.

가능성만큼의 과제도 남겼다. 우선 파티장 같은 분위기가 선수의 집중력을 해친다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로 선수들이 서로 웃고 대화하다가 준비 안 된 상태에서 샷 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PGA 투어에서는 뜸 들여 공을 쳤던 선수가 TGL에선 연습 스윙 한 번 없이 클럽을 휘둘렀다. “선수가 집중하지 않으면, 관중과 시청자도 집중하기가 힘들다”는 지적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기술 구현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대형 화면은 실제 필드 같은 느낌을 줬지만, 화질의 선명도가 떨어지고 화면이 공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기도 했다. TGL과 시뮬레이터 제조업체 풀스윙에는 해결할 과제다.
한편, 정규리그에선 1위 LA와 2위 더 베이, 3위 애틀랜타, 4위 뉴욕이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토너먼트 형식의 PO는 오는 18일 시작한다. LA와 뉴욕, 더 베이와 애틀랜타가 준결승전(단판제)을 벌이고, 승자끼리가 결승전(3전 2승제)에서 맞붙는다. 공동 창립자인 우즈와 매킬로이의 동반 탈락했다. 우즈의 주피터(1승 4패)가 5위, 매킬로이의 보스턴(5패)이 6위다. 무릎이 좋지 않은 우즈는 걷지 않아도 되는 TGL에선 부담 없이 샷을 했지만, 젊은 후배들과의 경쟁은 여전히 부담스러워 보였다. 경기를 치를수록 볼 스피드가 올라온 부분은 고무적이었다. 개업 효과가 끝난 TGL이 흥행을 이어가려면 결국 우즈의 승리 세리머니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