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신기술로 농수산물 안정적 생산·부농의 꿈 이뤄 [농어촌이 미래다-그린 라이프]

2024-10-31

제30회 세계 농·수산업 기술상 10명 영예

농업 기술개발 대상 정창선 대표

가루쌀로 137종 제품 개발·유통 성공

협동영농 대상 우동완 대표

새 육묘기술 실용화로 친환경 벼 재배

수산업 기술개발 대상 한용옥 대표

양식광어 질병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수산업 기관단체 대상 최봉학 회장

김 산업 연합회 설립… 수출 1조원 견인

우리나라 농·수산업의 현실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상기온, 육류 소비 증가, 경작지 감소, 유가 급등, 인구 구조 변화, 대외 불확실성 등에 직면해서다. 특히 이상기온은 농산물 수급 상황에 ‘직격탄’으로 작용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금배추’ 사태도 지난여름 폭염이 가져온 여파다.

농수산업계는 어느 것 하나 해결하기 쉽지 않은 난관을 뚫고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런 역경을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첨단과학기술 개발을 통한 농수산업의 혁신이 필요하다. 세계일보가 올해로 30회째까지 농수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신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나아가 농·어가의 소득 증대에 힘쓴 이들을 발굴해 시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 농·수산업 기술상’은 농어업계 혁신을 대표하는 시상식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30회 시상식에서는 모두 10명의 농어업인 및 단체 대표자 등이 영예를 안았다.

◆가루쌀로 137종 제품 개발… 냉동김밥 특허

올해 농업분야 기술개발 부문 대상의 영예는 충북 진천에서 진천쌀빵 미잠미과를 운영 중인 정창선 대표가 안았다. 정 대표는 가루쌀생산단지를 조성하고 계약재배를 통해 농가 소득 증대와 원료곡 안정생산을 도모한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가루쌀 ‘바로미2’를 활용해 쌀빵과 쌀국수 등 137개 제품의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판매 브랜드 ‘미잠미과’를 설립해 쌀의 ‘생산-가공-유통’에 이르는 원스톱 체계를 구축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체험·관광을 연계해 쌀 산업 융·복합화를 실현했다는 평이다.

특히 이 같은 활동 덕인 진철쌀빵 미잠미과는 창립 5년 만에 533%에 달하는 고성장을 달성하며 일자리 창출(14명), 쌀 소비 확대(연간 50t) 등 지역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우수상은 경남 하동에 있는 농업회사 법인 ‘복을만드는사람들’의 조은우 대표가 차지했다. 조 대표는 국내산 쌀을 활용해 냉동김밥을 개발했으며, 해외에서 ‘Kimbap(김밥)’이라는 명칭을 지키며 한국의 식문화를 알린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냉동김밥은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등 해외에서 매진 행렬을 이어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협동영농(단체) 부분 대상은 경남 고성 소재 친환경농업 영현면 벼 재배단지의 우동완 대표가 받았다. 우 대표를 중심으로 이 단지에서는 2008년부터 지속가능한 친환경 농업 육성과 건강한 먹거리 생산을 실현하고 있다. 특히 영현면 신분단지, 침점마을 주민의 참여를 유도해 친환경 유기 인증 33㏊(35농가)를 육성했으며, 화분을 이용한 ‘포트묘 마른못자리 육묘기술’ 실용화로 노동력 해소에 기여했다.

기관단체 부문 대상은 경북 안동시농업기술센터 김후자 소장에게 돌아갔다. 김 소장은 지역농업 발전을 위해 스마트 농업 테스트베드 교육장을 설립하고 체계적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지역농업의 경쟁력 향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특별상은 충북 진천 농업기술센터 권정희 농촌지도사와 경남 고성군농업기술센터 남택명 농촌지도사가 각각 받았다.

◆양식광어 수출시장 개척… 지역사회 공헌도

수산업 기술개발 부문 대상은 제주 서귀포에서 제주광어주식회사를 운영하는 한용옥 대표가 안았다. 한 대표는 제주 넙치 클러스터 사업단장을 역임했고, 제주도 양식광어 질병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안정적 생산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새로 개발된 전략품목 ‘황금광어’를 동남아 등에 수출해 2020년 ‘5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산업계뿐 아니라 지역사회 청소년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등 지역사회 공헌활동도 펴고 있다.

기술개발 부문 우수상에는 경남 산청군에서 쏘가리양어장을 운영하는 김진규 대표가 받았다. 회사 김진규쏘가리를 이끄는 김 대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양식이 안 되던 쏘가리를 22년간의 연구·기술개발 끝에 대량 양식에 성공했다. 우리나라 고유 어종인 미유기 등의 종묘 생산에도 성공해 하천 생태계 복원을 위한 활동도 하고 있다.

기관단체 부문 대상은 한국김산업연합회 최봉학 회장이 받았다. 최 회장은 이해관계가 달라 분산됐던 김 산업 관계자들을 연합회 설립과 함께 상호 협력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김 수출이 1조원을 넘기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품목으로 자리 잡는 데 공헌했다.

수산업 특별상은 제주어류양식수협 한용선 조합장(재영수산 대표)이 받았다. 2002년부터 육상 양식어업에 종사하면서 기술 발전과 생산성 향상에 노력해왔다는 평가다. 특히 2016년부터 현재까지 조합장으로 재임하면서 제도 개선과 조합원을 위해 시행한 각종 정책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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