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에 숲과 강이 흐르는 평화로운 마을에 여우와 두루미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여우가 두루미에게 말합니다. “두루미야, 내가 맛있는 음식을 차려 줄게. 내일 우리 집으로 놀러 와”. 다음날 두루미는 여우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어서 와. 너를 위해 차렸어. 맛있게 먹어”라면서 여우는 두루미를 식탁으로 안내합니다.
식탁에는 넓고 납작한 접시에 맛있는 수프가 담겨 있었습니다. 두루미는 길고 뾰족한 부리 때문에 접시에서 한 방울도 먹을 수 없었습니다. “두루미야, 왜 안 먹어? 음식이 입에 안 맞니?”. 두루미는 속이 상했지만, 조용히 웃으며 “아니야. 너의 정성에 감사할 뿐이야. 나중에 우리 집으로 초대할게”라고 말하고 돌아왔습니다.
며칠 후에 두루미는 여우를 초대합니다. “여우야, 내가 너를 위해 음식을 준비했어. 맛있게 많이 먹어”. 여우가 식탁을 보니 목이 좁고 기다란 호리병에 맛있는 수프가 담겨 있었습니다. 당황한 여우는 한 방울도 먹을 수 없었습니다. “여우야, 왜 안 먹어? 음식이 입에 안 맞니?”.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우와 두루미’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두루미는 여우에게 받은 그대로의 행동을 돌려주고 있습니다. 바로 ‘삶’은 돌아오는 ‘메아리’라는 진리를 말하고 있습니다. 여우와 두루미는 자기 기준으로 상대방을 바라본 겁니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우는 자신의 행동이 두루미에게 상처를 주었음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두루미의 반응을 통해 그는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앞으로는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를 가질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바로 ‘도덕적 성장’의 필요성을 깨닫는 겁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한 행동이 결국에는 자신에게 해가 되어 돌아올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합니다. 옛말에도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고 했습니다. 상대방이 나에게 한 말과 행동을 탓하기 전에 내가 그 사람에게 먼저 한 말과 행동을 생각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삶은 메아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세상에 던지는 모든 생각과 행동이 결국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과 사람을 비롯하여 자연 그리고 사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메아리가 되어 돌아옵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친절이나 사랑이 결국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삶은 메아리”라는 부처님 말씀은 내가 타인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우리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줍니다. 내 생각과 경험 및 내가 아는 지식만으로 상대방을 대하면 소통할 수가 없습니다. 상대방을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상대방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진정한 존중의 시작입니다.
우리는 혼자서 살 수 없습니다. 매일 매일의 선택이 내 삶을 달라지게 합니다. 우리가 타인에게서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은 사실 우리 내면의 반영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타인을 바라보며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결국은 내가 어떤 씨앗을 뿌리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겁니다.
타인을 위한 작은 친절과 배려, 사랑의 실천이 결국 나에게 돌아오는 겁니다. 이러한 실천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렇게 행복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겁니다. 오늘부터 작은 메아리를 만들어보세요. 우리 삶의 모든 순간이 고귀한 순간이 됩니다.
진성스님 <마이산 탑사 회주/(사)붓다 이사장/한국불교태고종전북특별자치도종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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