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기자재업체 ‘케이씨’ 인수에 참여했던 출자자(LP)들이 운용사(GP)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타깃은 이번 딜을 주도했던 아스트라자산운용이다. 케이씨는 올해 초 아스트라와 연합자산관리(유암코)-IBK투자증권에 인수됐는데, 딜이 종결된지 불과 수개월 만에 GP 교체 추진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씨 인수를 위해 아스트라 측에 출자했던 LP들이 GP 교체를 위한 의견 조율을 진행 중이다. 다수 LP가 GP 교체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는 전언이다. 통상적으로 GP 교체는 LP 전원 동의가 필요한데 일부 LP의 동의 절차가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케이씨 인수 작업은 올해 2월 종결됐다. 아스트라는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하며 총 1405억 원을 조달했고, 유암코-IBK투자증권이 300억 원을 보탰다. 매입 대상은 자사주를 제외한 보통주 전량이었다. 아스트라는 2017년 출범한 헤지펀드 운용사로 프라이빗에쿼티(PE) 조직을 새롭게 꾸린 후 성사된 첫 투자 건이었다.
하지만 딜 클로징 1년도 채 되지 않아 LP 측은 GP 교체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양측 관계는 회복이 어려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를 지속하기 힘든 수준의 중대한 하자가 발생하지 않는 한 LP는 GP 해임 카드를 꺼내지 않는다. IB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발단으로 아스트라의 내부 이슈를 지목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딜 종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인수를 주도했던 인력들이 떠났는데 매우 이례적”이라며 “운용사 내부 사정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IB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번 딜에 정통한 한 인사는 “케이씨는 건실하지만 현 GP로는 밸류업 전략이 정상적으로 수행될 수 없다고 판단된다”며 “LP는 물론이고 딜에 연관된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우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마찰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LP 간 만장일치 동의가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다. 경우에 따라 GP와 LP와의 불편한 동거가 이어질 수 있다. GP 교체가 의결된다 하더라도 법정 공방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IB업계에서 GP와 LP 간 충돌이 늘어나는 추세다. 드물었던 GP 교체 사례도 종종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M캐피탈을 두고 ST리더스PE와 새마을금고 등 LP가 GP 지위를 놓고 갈등을 빚었는데 가처분 소송 등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지난해에는 DCP PE가 LP에 의해 해임되면서 그 자리를 그래비티PE가 채웠다. 같은 해 비전홀딩스의 GP가 오케스트라PE에서 ATU파트너스로 교체되기도 했다.
케이씨는 방오·방식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국내 시장 점유율 75% 이상, 글로벌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확보했다. 당초 아스트라는 회사를 인수한 뒤 경영 효율화를 거쳐 내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 553억 원, 영업이익 174억 원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