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랩
왕좌의 게임 - 수성이냐 반격이냐
‘성극필쇠(盛極必衰)’
성함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쇠한다는 뜻으로, ‘달도 차면 기운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시스코·인텔·애플 등 천하를 호령하던 기업도 속절없이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줬다.
국내에선 영원할 것 같았던 삼성전자의 반도체 신화에 금이 갔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뺏기면서 올해 2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메모리 시장 1위를 내줬다.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기술(IT) 업계에선 1등을 유지하는 것도, 추격하는 것도 어렵다. 그리고 잃어버린 왕좌를 되찾기란 더 어렵다.
머니랩은 급변하는 정보기술(IT) 업계의 살벌한 경쟁 속에서 투자 기회를 살폈다. 믿고 보는 1등주의 안정성이냐, 추격하는 2등주의 성장성이냐를 시리즈로 다뤘다. ▶1회는 SK하이닉스를 추격하는 삼성전자 ▶2회는 SK텔레콤을 넘어선 KT ▶3회는 네이버를 추격하는 카카오다. 성장 산업인 건 분명한데, 1등과 2등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반드시 머니랩의 ‘왕좌의 게임’ 시리즈에 주목하자.
“10만 전자, 20만 닉스.”
지난해 2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차이는 불과 5만원짜리 지폐 한 장에 불과했다. 고성능 반도체가 필수인 인공지능(AI)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두 기업의 목표 주가도 계속 올라갔다. 하지만 그해 5월 23일, SK하이닉스는 20만원을 넘어섰지만 삼성전자는 8만7800원을 끝으로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8월 13일 기준, 두 회사의 주가 차이는 20만원이 넘는다.

삼성전자는 최근 테슬라·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과 잇따라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반전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에서 삼성전자가 과연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의 향방은 첫째도 둘째도 HBM에 달렸고, 그 다음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다.”(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머니랩에선 삼성전자가 연내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품질 검증)을 통과할 수 있을지, 통과하더라도 내년 HBM 시장에서 유의미한 점유율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하이닉스와의 HBM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분기점은 무엇이 될지 각계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꼼꼼히 분석했다. 이와 함께 테슬라·애플과의 공급 계약 이슈가 실적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미국발 관세와 중국향 수출이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력도 짚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