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즌 연속 꼴찌한 삼성, 해답은 있나?

2025-04-07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추락에는 끝이 없다. 명가로 이름이 높았던 삼성은 사상 첫 4시즌 연속 꼴찌라는 수모를 겪고 있다.

삼성은 지난 6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78-88로 패배해 8일 서울 SK와 정규리그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최하위(16승37패)가 확정됐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4시즌 연속 순위표 바닥에 머문 것은 삼성이 첫 사례다. 지난해 3시즌 연속 꼴찌도 최초였는데, 이 불명예를 일 년 만에 스스로 경신하고 말았다.

삼성은 1978년 창단해 가장 역사가 긴 명문이다. 농구대잔치 시절에는 고 김현준을 중심으로 기아자동차(현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현 KCC)에 맞서는 빅3로 군림했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과 함께 삼성 썬더스로 변신한 뒤에는 문경은과 이상민, 서장훈 등의 스타들을 내세워 두 차례 정상(2001년·2006년)에 올랐다. 9년 연속 플레이오프(PO) 진출(2003~2011년)이라는 대 기록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였다.

그러나 삼성의 암흑기는 2016~2017시즌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끝으로 시작됐다. 삼성은 이듬해인 2017~2018시즌부터 무려 8시즌 연속 PO 진출에 실패했다. 이 시기 누적 성적(132승288패)은 KBL 전체에서 가장 낮다. 꼴찌로 추락하기 시작한 2021~2022시즌부터는 매년 40패 이상을 기록하는 수모를 겪었는데 이번 시즌 꼴찌에도 불구하고 최대 38패에 멈춘 게 다행일 정도다.

삼성은 성적 반등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뾰족한 효과는 보지 못했다. 꼴찌로 추락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4년간 지휘봉을 잡은 사령탑만 무려 3명이다. 삼성이 자랑했던 프랜차이즈 스타 이상민과 윤희석 그리고 현 김효범 감독까지 모두 재건에 실패했다.

지난해 여름 대행 꼬리표를 뗀 김 감독은 일본에서 뛰던 가드 이대성(35)을 무리하게 영입한 것이 실패로 돌아간 게 뼈아팠다. 원 소속팀인 한국가스공사와 마찰을 빚고 데려온 이대성이 개막 전 무릎 인대 파열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가드 구성이 망가진 삼성은 자메이카 출신의 외국인 선수 코피 코번(18.3점 10.6리바운드)에 의존하는 단순한 농구를 펼치면서 시즌 전체를 망쳤다.

삼성이 암흑기를 걷어낼 밝은 미래를 찾기 힘든 것도 골머리를 앓게 만든다. 드래프트로 선수를 수급하는 프로농구는 성적의 역순에 따라 유망주를 수급할 수 있다. 과거 삼성처럼 어려움을 겪었던 안양 정관장이나 수원 KT가 유망주를 잘 키우면서 반등에 성공한 비결이다. 삼성 역시 숱한 신예들을 손에 넣었으나 육성에 실패했다. 삼성이 2020년 고교생 최초의 전체 1순위로 데려온 차민석(2점 2.1리바운드)이 여전히 벤치 멤버에 머물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2021년 1순위 이원석은 4년차인 이번 시즌 평균 득점이 두 자릿수(10.8점)에 올라 가능성을 선보였지만, 드래프트 동기인 하윤기(KT·이순위)와 이정현(소노·3순위) 등이 일찌감치 국가대표로 자리매김한 것과 비교하면 만족하기 힘들다. 김 감독 역시 “팬들을 위해 처절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차기 시즌에는 과연 달라진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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