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지 싹 바꾼 한화, 그런데 내용물은 그대로다

2025-04-07

팀 타율 0.169…9패중 4패 ‘영봉패’

팀 ERA는 리그 중위권 수준 ‘선전’

타격 사이클 엇박자에 승률 0.308 최하위

작년도 4월 2할 승률에 발목…8위로 마감

새 둥지서 악몽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안치홍·플로리얼·노시환·채은성 등

중심타자들 ‘1할대’ 부진 탈출 절실

한화는 지난 6일 대구 삼성전에서 0-10으로 완패했다. 7회까지 삼성 선발 데니 레예스에게 꽉 틀어막혀 안타는커녕 출루도 한 번 하지 못했다. 8회초 문현빈의 첫 안타로 ‘퍼펙트 게임’의 대망신 위기를 모면한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한화는 이날 1안타에 그쳤다.

개막과 함께 지독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는 한화는 7일 현재 4승9패(승률 0.308)로 꼴찌다. 9패 중 절반인 4패가 영봉패다. 지난달 26일 잠실 LG전에선 선발 임찬규에게 9회까지 2안타로 묶여 완봉승을 헌납하며 0-4로 졌다.

못 쳐도 너무 못 친다. 거의 모든 공격 지표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 팀 타율은 0.169로 리그 유일 1할대다. 출루율(0.249)과 장타율(0.264)도 유일한 2할대이며, 둘을 더한 OPS(0.513)도 당연히 가장 낮다. 13경기에서 35득점, 리그 평균(58득점)에 한참 못 미치며 경기 당 3점도 못내고 있다. ‘다이너마이트 타선’ 재건을 바랐던 김경문 감독의 포부와는 완전히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주축 타자들의 동반 부진이 치명적이다. 7일 엔트리에서 제외된 안치홍(타율 0.067)을 비롯해 에스테반 플로리얼(0.128), 노시환(0.163), 채은성(0.167) 등 중심 타자들의 타격감이 일제히 크게 떨어진 상태다. 프로 3년 차 문현빈이 초고액 연봉 선수들과 외국인 타자 대신 4번 타자로 기용될 정도다.

아직은 시즌 극초반이고, 타자들에게는 저마다 타격 사이클이 있다.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시점도 있기 마련이다. 가령 커리어 통산 타율이 0.296인 안치홍이 현재 기록에 머물 가능성은 낮다. 2년 연속 20홈런 이상 때린 노시환과 채은성에게도 상승세로 향하는 시점은 찾아온다.

타선이 올라오면 비교적 경쟁력을 갖춘 마운드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팀도 반등할 여지가 있다. 한화 팀 평균자책은 4.61로 중위권에 속한다. 강력한 외인 1선발 코디 폰세와 국내 에이스 류현진이 선발진을 이끌고, 불펜에선 주현상 대신 마무리를 맡은 김서현이 자리잡아 가고 있다.

그러나 타선과 마운드의 불협화음이 길어지면 순위 싸움의 ‘때’를 놓칠 수 있다. 지금 한화가 위기감을 느껴야 하는 이유는 지난 시즌 그 좋은 개막 직후의 연승 행진 후에도 급추락 해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지난해 개막 10경기에서 8승2패를 달려 단독 1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한화는 4월 6승17패(승률 0.261)로 크게 부진한 뒤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이때 벌어진 격차를 끝내 좁히지 못한 한화는 8위에 머물렀다. 개막하자마자 이토록 무기력한 패배를 반복하고 투·타 엇박자를 크게 내서는 분위기를 끌어올리기도 쉽지가 않다.

한화는 올해도 대대적으로 변화를 선언하며 출발했다. 염원했던 신축 구장에서, 바뀐 로고가 박힌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스토브리그에서는 다시 큰 손이 되어 선발 엄상백(4년 78억원)과 유격수 심우준(4년 50억원)을 영입했다. 또 한 번 100억원이 넘는 대형 투자를 과감하게 지르면서 2018년을 끝으로 노래만 부른 가을야구를 향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올해는 시작마저 압도적 꼴찌다. 긴 침묵에 빠진 타선이 서둘러 깨어나야 반전이 포함된 결말을 기대할 수 있다. 한화는 8일부터 잠실에서 두산과 원정 3연전을 치른다. 개막 직후, 한화보다 먼저 단독 꼴찌를 찍었던 두산은 최근 3경기에서 31득점을 하며 2승1패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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