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으로 이해하는 2025년 소비 트렌드: 소분주의와 팬본주의(by 엠브레인)

2025-05-07

“트렌드는 하나의 이벤트가 아니라 연속성에서 보아야 합니다.”

마크로밀엠브레인(이하 엠브레인) 채선애 컨텐츠사업리더는 지난 29일 <바이라인플러스>에서 진행한 웨비나 ‘힙한 마케팅 데이터의 출연’ 에서 트렌드 분석에서 ‘연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트렌드는 개별 사건이 아니라 산하 사건이 만든 큰 현상을 볼 필요가 있다”며, 최신 트렌드의 기저인 ‘결핍과 불안을 메꾸려는 태도’가 현상 내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여론조사·마켓리서치 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은 15년째 매년 120여개 조사를 수행하며, 패널의 위치 및 방문, 구매 데이터를 모아 트렌드 서적 ‘트렌드모니터’를 발간하고 있다.

올해 엠브레인이 제시한 2025년의 소비 트렌드 ‘소분소비’와 ‘팬본주의’ 또한 지난 10년의 사건이 쌓여 만들어진 흐름을 짚은 결과다. 지난 10년 동안 대중 사이 인간 관계 내 결핍과 경제적 궁핍이 심화되면서, 지금의 트렌드가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10년, 어떤 사건이 쌓여 2025년을 만들었나

현 상황에 영향을 미친 과거 10년 동안의 대표적인 사건 중 하나는 10년 전인 2015년 국내에서 발생한 ‘메르스 사태’다. 이로 인해 ‘공적 권위 의심과 사회적 관계 축소’가 이뤄졌다고 엠브레인은 보고 있다.

채 리더는 메르스가 대중 소비자에게 ▲사람에 대한 트라우마 ▲’집’에 대한 관심 촉발 ▲공적 권위에 대한 불신 3가지 흐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엠브레인은 이 3가지 흐름에 대해 유행병으로 인해 관계를 중시한 한국 사회 소비자가 ‘혼자’를 선택하기 시작했으며, 격리로 인해 직방, 홈인테리어 등이 인기를 얻었다고 본다.

또 정부의 “낙타를 피하고 낙타유를 먹지 말라는 조치” 등 정부의 잘못된 안내로 인해 판단이나 결정을 본인이 직접 하겠다는 분위가 생기기도 했다. 이후 2017년 대통령 파면 등은 ‘공정성’에 대한 관심도 불러일으켰다.

2020년 코로나는 인간 관계 내 결핍을 심화하는 동시에 경제적으로 궁핍해지는 시초가 되었다는 게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분석이다. 2019년부터 ‘외로움 정서’를 트래킹한 엠브레인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관계 축소를 본격화했으며, 알고리즘 편향화로 인한 극단적인 신념화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평균의 실종’도 이 때 나타난 키워드다.

특히 코로나 시기 ‘투자 광풍’으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도 커졌다. 채 리더는 “젊은 세대가 영끌빚투에 나서면서 벼락거지라는 이름이 등장했다”며 “투자 실패가 이어지면서 무지출 챌린지, 거지방 커뮤니티 등이 나타나 경제적 어려움이 커졌다”고 봤다.

‘체험적 소비’도 경제적 궁핍과 인간 관계의 결핍에 따른 결과라고 엠브레인은 보고 있다. 채 리더는 “대중 소비자가 돈이 없어, 정서적 허기를 아기자기한 취미로 풀어냈다”며 “돈이 없는 상황에서 다채로운 경험이 곧 경쟁력일 수 있다는 인식”이라고 말했다. ‘빨리감기’ 또한 경험 축적을 위한 소비자 태도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소분주의’, ‘팬본주의’를 어떻게 봐야 하나

채 리더는 2025년 대중 소비자에게 축적된 감정에 따른 5가지 코드로 ▲공정성 가치 부각 ▲외로움의 만성화 ▲도파민 중독의 반작용 ▲낮은 ‘계층상승’의 욕구와 계급론 인정 ▲경험의 다양성 확장 욕구를 꼽았다.

5가지 코드는 엠브레인이 꼽은 올해 트렌드인 소분주의와 팬본주의로 연결된다. 특히 ‘낮은 ‘계층상승’의 욕구와 계급론 인정’에 대해 채 리더는 ” 2005년에 수저 계급론이 퍼질 때만 해도 우리에게 어떻게 계급이 있냐는 비난 많았는데 지금은 비판하지 않는게 아니라 이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를 수용한다”며, “이를 초긍정 마인드로 버틴다”고 설명했다.

경험의 다양성 확장 욕구 또한 계층 상승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험을 키우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에서 기인한다고 엠브레인은 보고 있다. 다만 자본이 부족한 상황에서 ‘최소 비용 최대 만족’ 혹은 ‘최소 비용 누적, 최고의 경험’으로 고도화된 전략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 리더는 이 흐름에 따라 양극화 소비가 더욱 뚜렷해지고 경험의 다양화를 누리는 경향도 강해질 것이라고 봤다.

소분주의에 대해 채 리더는 “현실적으로 계층 상승은 어렵지만, 경험 상승은 가능하다고 본다”며 “작지만 다양한 경험을 하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4년 포착된 조각과일, 잔술 등이 소분주의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물이다.

작은 목표를 세우고 안에서 성취감을 채우려는 움직임인 ‘챕터별 경험’도 있다. 42.195km를 완주하지 않고, 5km나 10km를 뛰는 방식의 마라톤도 그 예시며, 채 리더는 “뷰티, 식품, 가전, 콘텐츠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으며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정교하게 쪼개지고 있다”고 봤다.

엠브레인은 소분주의를 기반으로 한 팬본주의도 올해 강력한 트렌드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채 리더는 “소분화되는 흐름 속에서 팬덤 크기도 국소화된다”며 “지금은 대중 전반보다 소규모 완판, 타겟 정확히 겨냥한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쪼개진 경험에서 소규모 집단이 서로 경험의 가치를 주고 받고 인정하는 움직임이 소규모 팬덤, 즉 팬본주의로 뾰족해지고 있다고 봤다.

올해 트렌드인 소분주의에 따르면 선택적 소비는 최근 국내 소비자의 뷰티 소비 트렌드와도 연결되는 것으로 보인다.

엠브레인이 통계청 인구 구조를 기반으로 한 국내 소비자 2만명의 영수증 내 구매 데이터를 보면, CJ올리브영의 2024년 오프라인 구매액은 2조1068억원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엠브레인 데이터사업본부 고도은 S매니저는 “아이브로우, 아이라이너 등 색감이 중요하지 않는 제품을 어디에서 구매하는가를 보면 다이소에서 구매한다고 보고 있다”며 “

태그나 딘토 등 인기브랜드 입점으로 신뢰성이 확보됐다보니 색감보다 기능이 중요한 제품은 가성비로 다이소에서 주문한다”고 분석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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