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간첩·마약 관련 혐의로 수년간 구금돼 있던 미국인 3명이 수감자 맞교환에 따라 석방됐다.
미국 백악관은 27일(현지시간) 중국에 수감돼 있던 마크 스위던, 카이 리, 존 룽이 석방돼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이들은 곧 가족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NN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텍사스 출신 사업가 스위던은 중국에서 마약 관련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고 12년 이상 감옥에 있었다. 무역업자인 중국계 미국인 리는 2016년 상하이를 통해 입국한 뒤 간첩 혐의로 구금돼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홍콩계 미국인 존 룽은 UN본부에서 근무하다 퇴임 후 미국에서 화교단체 단체 지도자로 활동했다. 중국 관영매체로부터 미·중 민간교류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찬사를 받았으나 2021년 장쑤성 쑤저우에서 간첩 활동 혐의로 체포돼 지난해 5월 종신형이 선고됐다.
미국 국무부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중재로 중국에서 “부당하게 구금된” 사람들이 모두 풀려났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아울러 자국민의 중국 본토와 홍콩에 대한 여행 권고 사항을 기존 3단계의 ‘여행 재고’에서 2단계인 ‘평소보다 주의’로 한 단계 낮췄다. 미국 국무부 여행경보의 최고 단계는 4단계인 ‘여행금지’이고, 가장 낮은 1단계는 ‘보통 수준의 경계’이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뤄진 미·중간의 수감자 맞교환이 대중국 여행경보 하향의 한 요인이었다고 전했다.
수감자 맞교환으로 미국에서 석방된 중국 측 인사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간첩 혐의로 수감돼 있는 중국 국가안전부 소속 쉬옌쥔이 유력하다고 거론된다.
쉬는 장쑤성 국제과학기술개발협회 부국장인 취후이라는 신분으로 위장해 GE항공의 영업비밀을 빼돌린 혐의로 2018년 벨기에에서 체포돼 미국으로 송환됐다. 2022년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현재 석방 여부는 불분명하나 미국 연방교도소 수감자 명단에는 빠져 있고 전해졌다.
CNN은 석방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수년간 조용히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정치범 문제를 다루는 인권단체 대화 재단의 존 캄 이사는 “중국은 수감자 맞교환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내는 작별 선물일 뿐만 아니라 트럼프 당선인에게 중국이 양보할 수도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