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수명 5080 국민추진위원회’가 지난 9일 첫 준비모임을 열어 건강수명 연장을 위한 범국민 실천운동의 출발을 알렸다.
‘국민에게 10년 더 건강한 삶을 선물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위원회는 다가오는 대선을 계기로 건강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e-나라지표 및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기대 수명은 82.7세이지만 건강수명(유병기간 제외건강수명)은 65.8세로 15년 이상 차이가 난다. 50대 성인의 경우 향후 평균 20년은 건강하게 살지만 이후 15년은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의존해야 한다는 의미다.

위원회는 건강수명을 10년 연장하여 향후 30년은 스스로 건강하게 살고 마지막 5년간만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가족의 돌봄 부담, 국가의 의료·복지 지출 부담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윤지현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교수는 “지금의 40~50대는 수명은 길어졌지만 건강은 그대로인 첫 세대로,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건강수명은 65.7세에서 65.8세로 단 0.1년 증가하는 데 그쳐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간의 격차가 크다”며 “이제 단순한 생명 연장을 넘어, 스스로 먹고 걷고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삶을 중심에 둔 정책 전환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건강수명은 경기도 과천시가 74.22세, 부산 영도구는 64.68세로 10년에 가까운 지역 간 차이를 보였고, 소득에 따른 건강수명 격차도 최대 9년에 달했다.
위원회는 “이 같은 격차가 단순한 통계 문제가 아니라, 건강할 권리 자체가 불평등하게 분배된 구조적 문제”라며 “경제적 양극화도 심각한데, 이제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회마저 양극화되고 있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사회적 위기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간 15년의 격차를 5년 이내로 줄이고 최대 10년에 달하는 지역 간 격차를 2년 이내, 소득 수준에 따른 9년 가까운 격차도 2년 이내로 축소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날 모임에는 박상민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송영옥 서울시립 동대문실버케어센터장, 윤지현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교수, 이주연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 이지은 대한작업치료사협회장,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 임지준 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장, 임희숙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교수, 최종훈 연세대 치과대학 교수, 황윤숙 대한치과위생사협회장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건강수명 연장을 위한 전국 단위 실천 플랫폼 구축에 뜻을 모았다.
5월2일 국회에서 ‘건강장수의 날(오복데이)’ 제정을 발표하고 ‘건강수명 5080 비전 선포식’을 열 예정이다.
임지준 준비위원장은 “지난 수십년간 정부는 계속 바뀌었지만 국민 건강수명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이번에는 정파를 초월해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최우선에 두는 정책이 실현되길 바란다”며 “건강수명은 단순한 복지 이슈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으로 지금이야말로 건강정책 전환의 골든 타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