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해진 여야 갈등…‘이 대통령·지도부 회동’ 변수로

2025-09-03

장동혁 ‘대통령 독대 방식’ 등 날짜 조율…대통령실 “만나긴 만날 것”

특검 압박·법사위 ‘추나 대전’에 권성동 체포동의안 표결 ‘불안 요소’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을 두고 일주일째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요구한 이 대통령과의 독대에 대한 합의가 관건이다. 양측 모두 결렬보다는 성사 가능성을 크게 보지만, 정기국회 들어 특검의 국민의힘 압수수색 등으로 격해지는 여야 대치가 변수로 꼽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일 통화에서 “국민의힘과 회동을 조율하고 있는데 날짜는 안 정해졌다”며 “안 만나겠다고는 안 한다. 만나긴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무협상은 대통령실 정무수석실과 박준태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이 진행한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과 장 대표 둘만 만나는 독대의 방식을 제안하며 날짜 조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물밑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며 “독대를 어떤 식으로 보장할지 여러 아이디어가 있는데, 우리에겐 그 만남의 형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함께 만나는 행사 전후로 독대 시간을 두는 방식과 차후 일정을 따로 잡는 방식이 거론된다. 장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회동 조건에 대해 “형식과 의제가 맞아야 한다. 회동 전후 30분이라도 따로 만나는 자리가 약속되면 응할 수 있다”며 “이번이 아니면 (이 대통령이 참석하는) 유엔총회(9월23일) 이후도 좋다”고 말했다.

양측 모두 결렬을 상정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이 대통령은 야당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의 맞수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어 정치적으로 ‘윈윈’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원하는 회동 시기는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서둘러 자리를 마련해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강조하고 싶지만, 장 대표는 대통령의 홍보에 들러리 선다는 당내 공세를 피하고 싶기 때문에 시기를 늦추고 싶어 한다.

최근의 여야 갈등 격화는 회동을 결렬로 이끌 수 있는 변수다. 이날 내란 특검이 이틀째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원내행정국 압수수색을 시도하면서 국민의힘은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원내대표실 앞에서 연좌농성에 나섰다. 다음주엔 권성동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예정돼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선 전날 시작된 ‘추·나(추미애·나경원) 대전’ 외에 내란 재판 생중계 의무, 검찰개혁 법안 등 여야 갈등을 증폭할 사안이 줄지어 서 있다. 국민의힘이 사퇴를 촉구한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의 임명을 이 대통령이 강행하면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특히 특검이 당을 더 세게 옥죈다면, 그 상황에서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을 하기는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의 회동 질문에 “영수회담 얘기는 지금 적절치 않고 원내대표실 압수수색을 막는 데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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