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수사에 '단일대오' 형성한 국민의힘..."더 큰 위기 대비해야"

2025-09-03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 및 보좌진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내란특검의 압수수색 시도와 관련 긴급 규탄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9.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권성동·추경호 등 국민의힘 과거 지도부를 향한 특검의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국민의힘이 '단일대오'를 형성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들에게 약속했던 상황이 자연스럽게 조성되고 있지만 특검 수사 향방에 따라 전략을 정교하게 짜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 특검)의 압수수색에 대한 대응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의원 70여명이 참석했다.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일정이 있는 의원을 제외하면 대다수 의원이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특검의 원내대표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시도가 국민의힘 의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있다"며 "말 그대로 '단일대오'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단일대오'는 장 대표가 전당대회 이후 가장 강조한 사안이다. 장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내내 강성 우파로 평가받았지만 대표가 된 뒤에는 당 통합에 무게를 뒀다. 반대파에 대한 인적 쇄신보다 정희용 사무총장,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 계파색이 옅은 중도파를 지도부에 배치한 것도 통합을 위한 포석이었다. 당 안팎에서는 외부의 압박에 장 대표의 통합 기조가 맞물리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일대오를 꾸린 국민의힘이 맞닥뜨릴 첫 번째 고비는 권성동 의원의 구속 여부다.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은 윤영호 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금품을 건네고 통일교 원정 도박 사건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권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국회는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있다.

체포동의안이 통과됐는데 영장이 기각되면 국민의힘은 특검 수사에 맞서 투쟁 강도를 높일 명분을 얻게 된다. 특검 수사가 정치적이라는 논리도 힘을 얻는다. 반대로 권 의원의 영장이 발부되면 국민의힘은 통일교 집단 입당 의혹 등 풀기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내부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내란 특검은 국민의힘 단일대오를 넘어 당의 존재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위험 요소다. 내란 특검은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선포 직후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의원들의 국회 계엄 해제 표결을 고의로 방해한 혐의를 수사 중이다. 추 의원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혐의는 '내란 중요 임무 종사'로 한덕수 전 총리에게 적용된 내란 방조 혐의보다 무겁다.

추 의원은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며 표결 방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무혐의가 확인되면 국민의힘은 '내란 몰이'를 했던 민주당을 역공할 수 있다. 그러나 특검이 성과를 내면 국민의힘은 단일대오 유지가 아닌 해체 위기를 걱정해야 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추 의원의 표결 방해 의혹이 사실로 확인돼 1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국민의힘은 위헌정당해산 심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가 여러 변수를 고려해 특검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일대오로 당장은 분위기가 좋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특검이 아예 기소를 못하면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으로 보면 구속영장 청구와는 별개로 기소는 할 가능성이 높다"며 "재판에 들어가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을 벗어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이 의원은 "지도부가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전략을 짜야 일방적으로 밀리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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