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그룹 회장과 국책은행장,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후임 인선 작업이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달 26일 차기 회장 후보 심의 기준을 논의했다.

2023년 3월 취임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임기(3년)는 내년 3월에 끝난다. 회추위는 다음 달에 최종 후보자 명단(숏리스트)을 꾸린 뒤, 12월 초 확대 회추위에서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최종 후보는 이사회 적정성 심의를 거쳐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인 절차를 밟는다.
같은 시기 임기가 끝나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후임 인선 절차도 조만간 시작한다. 금융감독원 ‘지배구조 모범 관행’에 따르면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부터 경영 승계 절차를 착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임 회장 후임 선정 작업은 늦어도 12월부터는 진행해야 한다. 연말이나 연초에 주요 인선 작업을 완료하는 관행에 비춰볼 때, 이르면 다음 달부터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진 회장과 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본다. 진 회장은 베트남 등 신한금융의 동남아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또 정부 ‘코스피 5000시대’ 정책에 발맞춰, 2027년까지 자사주 5000만주를 소각하겠다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으며 주요 주주들에게도 신임을 얻었다. 정부와의 관계도 무난한 편이다. 진 회장은 5대 금융그룹 회장 중 유일하게 ‘8·15 대통령 국민임명식’과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했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의 뉴욕 출장에도 동행했다. 다만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이 코스피200 선물거래 과정서 1300억원 대규모 손실 사고를 낸 점은 오점으로 평가받는다.
임 회장은 임기 중 포스증권을 우리종금과 합병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고, 동양생명·ABL생명 인수에도 성공했다. 증권·보험 계열사를 보강하며 그간 우리금융그룹이 염원한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또 우리금융의 고질적인 한일·상업은행 출신 간의 계파 갈등을 완화 시켰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는 부분이다. 다만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불법 대출 사건과 관련해 금융당국 보고 절차가 미흡했다는 점은 흠이다.
한국수출입은행과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이끌 차기 수장도 조만간 결정될 전망이다. 수은은 지난 7월 말 윤희성 전 행장 퇴임 후 약 2달 간 행장 자리가 비어있다. 윤 행장처럼 내부 출신이 또 행장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앞서 지난달 15일 한국산업은행은 내부 출신인 지난달 박상진 회장이 새로 취임했다. 내년 1월에 임기가 끝나는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후임도 관심이다. 김형일 전무이사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주요 금융그룹 계열사 CEO 상당수도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에 교체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