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제일가는 신한은행, 세계 최고만 남아”

“아시아에서도 이미 그만한 은행(신한)이 없어. 이제 세계 제일만 남았어.”

92세의 나이에도 목소리가 쩌렁쩌렁하다. 2대 신한은행장을 지낸 이용만 전 35대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장관 얘기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이 이달 초 자신의 유튜브 ‘이용만 해주세요’를 통해 신한은행을 찾았다. 은행 본점에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을 만난 이 전 장관은 “좋다는 얘기를 더 할 수 없을 정도로 신한이 제일 우뚝 선 은행이 됐다”며 “(은행장 당시) 대기업 대주주들 점심에 초대했을 적에 허풍이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 은행 얕보지 마시라, 앞으로 한국 제일 가는 은행이 될 거고 아시아 제일 가는 은행이 될 것이라고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은 1985년부터 3년간 신한은행의 사령탑을 맡았다. 당시만 해도 신한은행은 신생 은행이었고 ‘조·상·제·한·서’ 같은 5대 은행이 최고였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은행들의 순위도 크게 바뀌었다. 이 전 장관은 “1987년에 예수금이 9895억 원이었는데 지난해 말에 412조 원으로 416배 증가했다”며 “당기순이익이 그 당시에 222억 원이었는데 3조 7000억 원으로 167배 증가했다. 이것이 보통의 결과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이 전 장관이 신한은행의 기틀을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 전 장관님은 행동파셨다”며 “명동에 코스모스백화점에 가서도 장관님이 직접 ‘이용만입니다. 이용만 해주세요’라고 홍보를 하시고는 했다”고 전했다. 재무부 이재1과장과 이재국장, 재정차관보를 지내고 신한은행으로 건너온 그는 업무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이 전 장관을 두고 “내 공무원 생활 35년 동안 장관을 수없이 모셨는데 후배한테 일을 제일 지독하게 많이 시킨 장관”이라고 평했을 정도다.

두 사람은 고(故) 이희건 명예회장에 대한 추억도 되새겼다. 진 회장은 이 명예회장이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 이 전 장관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을 두고 “2010년 6월 사진인데 당시 이 전 장관님이 이 명예회장님께 제가 평생 (회장님께) 용돈받고 월급받고 살았는데 이제 제가 용돈을 드리겠다고 하면서 두툼한 봉투를 꺼내는데 뒤에서 왈칵 눈물이 솟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은 “이 명예회장님은 신한은행을 만든 분이고 은행에 대한 철학과 애착심이 보통을 넘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같은 변화하는 세상에 (신한이) 제일 앞장서서 따라가야 될 거고 나라의 방향에 대해서도 절대 경시하지 마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