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심자의 행운일까, 우승 청부사의 기선제압일까. LG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가 KBO 데뷔전부터 7이닝 7탈삼진 피안타 2개로 무실점 투구를 하며 위력을 과시했다. 투구 수는 77구에 불과했다.
톨허스트는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KBO 관중 앞에 첫선을 보였다. 염경엽 LG 감독은 톨허스트의 투구 수를 80개 언저리로 조절했다. 톨허스트는 4개의 아웃카운트를 공 4개로 잡아내는 효율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예상을 훨씬 웃도는 7이닝을 투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3㎞/h였다. LG는 톨허스트의 호투에 힘입어 11-2로 이겼다.
톨허스트는 1회부터 무서운 기세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시속 150㎞가 넘는 빠른 직구와 안정적인 제구로 kt 타선을 꽁꽁 얼렸다. ‘괴물’ 안현민도, ‘천재’ 강백호도 톨허스트의 공을 이겨내지 못했다.
뚝 떨어지는 포크볼과 강하게 꽂히는 하이 패스트볼에 kt 타자들은 연신 빈 방망이를 휘둘렀다. 톨허스트는 2회 강백호와 장성우를 연달아 3구 삼진으로 잡은 뒤 김상수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1·2회를 삼자범퇴로 순식간에 끝냈다.

이닝을 거듭하며 톨허스트의 투구 페이스는 더 빨라졌다. 3회를 공 3개로 끝냈다. 선두 타자 황재균을 초구 뜬공으로 잡은 뒤 장진혁에게 초구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직후 권동진의 초구 타구가 병살타가 되며 이닝이 끝났다.
4회에도 선두 타자 스티븐슨이 초구에 기습 번트를 댔다가 아웃됐다. 톨허스트는 ‘공 4개로 아웃카운트 4개’라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KBO리그 역대 7번째 기록이다.
타선의 핵심은 구본혁이었다. 안타로 출루한 구본혁은 후속 타자 박해민 타석에서 2루를 훔친 직후 3루 도루까지 성공했다. 박해민의 적시타가 구본혁을 가볍게 홈인시켰다.
득점의 물꼬가 터지자 일사천리로 주자가 살아나갔다. 오원석은 와르르 무너졌다. 1사 1루, 신민재가 우중간 담장 앞에 떨어지는 대형 3루타를 쳤다. 박해민은 재빠르게 홈으로 쇄도해 점수를 추가했다. 문성주의 진루타가 신민재를 홈인시킨 뒤 오스틴까지 2루타를 터트렸다.
7회에도 LG 득점의 시작은 구본혁이었다. 선두 타자 구본혁의 안타와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순식간에 1사 1·3루 기회가 됐다. 구본혁은 문성주의 땅볼 진루타에 힘입어 홈으로 들어왔다.
톨허스트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안현민에게 담장을 맞히는 커다란 장타를 얻어맞았지만 야수진의 도움을 받아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톨허스트 강판 이후 8회 구원 등판한 이지강은 kt에 2점을 내어줬다. 그러나 9회 박동원과 박관우가 각각 2타점씩을 추가하며 승리를 단단히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