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시장 상당 시간 레벨2에 머무를 것
기술 뒤쳐진 한국, 현재 레벨2에 쓰이는 센서 중국제 많아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한국 자율주행 기술이 세계 추세와 보조를 맞춰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주최로 열린 자산어보 행사에서 업계가 모여 자율주행 기술의 글로벌 동향을 살펴봤다. 이날 강연을 맡은 한양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과 허건수 교수는 세계의 자율주행 동향이 한동안 레벨2에 정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율주행 레벨3는 굉장히 어려운 기술, 상용화까지 상당한 시간 걸릴 것
허교수는 "자율주행이 워낙 언론에 많이 소개되다보니 현재 기술 발전 정도와 대중들에게 알려진 기술 간에 격차가 있다. 특정 조건에서 차량이 주행을 완전히 제어하는 레벨3 자율주행, 특정 환경에서 차량이 모든 주행 기능을 담당하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은 아직 먼 이야기"라며 "대부분의 완성차 기업에 적용되는 양산형 자율주행은 레베차량이 동시에 조향과 가감속을 보조하는 정도의 레벨2에 한동안 정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레벨2 자율주행에 있어서 한국의 기술은 토요타, 포드 등 다른 기업에 비해 뒤쳐진 상황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그 이유로 너무 높은 수준의 기술인 레벨3에 리소스를 투입하면서 레벨2에 기술적 공백이 생긴 것을 꼽았다. 실제로 레벨2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센서의 경우 국내 기술 부족으로 중국산 제품을 수입해 쓰고 있다.
이는 일본이 한단계 높은 기술인 전고체 배터리에 기술투자를 하다 현재 양산되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잃은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허교수는 "자율주행은 레벨1을 딛고 레벨2로 가고, 레벨2를 바탕으로 또 3으로 넘어가고 이런 형식이 아니다. 레벨2와 레벨3는 아예 기술개발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현재 레벨2 자율주행 기술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꽤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또 다른 강의를 맡은 자동차안전연구원 유용원 처장은 "현재 벤츠가 특정 조건 속에서 레벨3 자율주행에 대한 허가를 받았지만 사실상 실제 주행에서 레벨3가 구동되는 건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며 "안개나 비 등 날씨 변화, 카메라•센서에 잡히는 이물질, 노면의 미끄러움 등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맞아야 레벨3가 구동되며 이 마저도 시속 95km이내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LG전자, KG모빌리티, 씨앤비스 등 자율주행을 선도하는 다양한 기업들이 참석해 기술 현황을 공유했다. 자산어보는 '자동차 산업을 어우르고 보듬다'라는 슬로건 하에 매달 개최되며 산업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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