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선정/2024 올해의 변호사] 기업형사

'여의도 저승사자'에서 피의자의 '수호천사'로

리걸타임즈가 Corporate and M&A, 인수금융, 핀테크, 인사노무, Litigation, 금융소송, 국제중재, 경영권 분쟁, 기업형사, 공정거래, 조세, 부동산, 에너지, IP, 스포츠 등 기업법무의 주요 분야에서 2024년을 빛낸 '2024 올해의 변호사(Lawyers of the Year)' 18명을 선정, 그들의 활약상과 성공 노하우를 조명합니다. 불확실성과 민감한 경기 변동에도 불구하고 딜을 성사시키고 분쟁을 해결해 기업의 법적 리스크를 해소한 기업 발전의 숨은 주역들입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 시절 라임펀드, 신라젠, 나노캠텍 사건 등 대형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사건 수사를 주도한 김영기 변호사는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렸다. 이후 법무법인 화우에 합류해 변호사 5년째인 그는 피의자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수호천사'가 되어 의뢰인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김 변호사는 형사공판에도 관여하지만 특히 경찰과 검찰에서의 수사대응, 구속영장 사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당시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휩싸이며 검찰 수사를 받은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을 변호해 지난 5월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건이 김 변호사가 활약한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된다.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 무혐의 받아

김 회장과 키움증권 모두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김 변호사는 "검찰이 6개월의 거래제한 기간이 지나 다우데이타 주식의 대량매매를 시도한 점 등을 고려해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사안의 실체를 이기는 변론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사건"이라고 소개했다.

김 변호사는 국내 굴지의 여러 로펌이 변호인으로 참전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사건에서도 화우의 전담팀을 이끌며 활약했다. 카카오엔터의 변론을 맡아 검찰의 카카오엔터 투자부문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시키고, 카카오엔터 대표 중 한 명에 대해 무혐의처분을 받아내 단연 주목을 받았다. 또 검찰이 SM 시세조종사건과 거의 동시에 수사를 진행한 카카오엔터의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 고가인수 배임의혹사건에서도 올 2월과 3월 카카오엔터 대표와 투자부문장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청구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시키는 등 이른바 기업형사, 화이트칼라 범죄의 변호인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카카오엔터 변론에서도 활약

김 변호사는 카카오엔터의 SM 시세조종 사건에 대해 '대기업의 공개매수를 둘러싸고 벌어진 경쟁적 매수와 시세조종을 구별짓는 첫 번째 케이스'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바람픽처스 배임의혹 사건에 대해선, 드라마제작사의 가치는 곧 제작사에 소속되어 있는 작가, 감독 등 사람의 창작가치와 직결되는데 드라마제작사 인수 적정가를 어떻게 산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던져준 사건이라고 풀이했다.

이외에도 한글과컴퓨터 회장의 사기적 부정거래 및 미공개중요정보이용사건 경찰 무혐의 불송치 결정, 조현범 회장과 함께 '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당사자였던 한국타이어 전 고문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검찰 불입건 처분 등 김 변호사가 맡아 성과를 낸 기업형사 사건을 추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김 변호사는 변호사 업무를 성공한 음식점에 비유해 음식의 맛에 해당하는 실력과 전문성은 기본이고, 무엇보다도 변론에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수사를 받는 사람은 대개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극심한 불안과 스트레스를 겪게 되는데, 그때 변호인이 앞으로 벌어질 수사상황에 대해 그림 그리듯 구체적으로 보여주면서 헤쳐 나갈 길을 안내하고 조언하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며 "의뢰인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형사변호사가 가장 신경 써야 할 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변호인들이 의뢰인을 가르치려 하기 쉬운데 의뢰인은 변호인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며 "의뢰인과 많은 대화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자본시장법 박사

김 변호사는 검찰에 있을 때 한국거래소에 2년간 법률자문관으로 파견 나가 시세조종, 미공개중요정보이용 등 자본시장에서 발생하는 불공정거래의 적발과 분석업무를 담당한 경력이 있으며, 2017년엔 연세대에서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의 형사책임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자본시장법의 전문가란 평가가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변호사로서 큰 사건을 하고 싶은 마음보다 제가 사건을 맡으면 해결이 된다는, 믿음을 주는 변호사가 되고 싶어요."

변호사 6년째를 맞는 김 변호사의 새해 바람이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