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눈치 싸움은 지금부터…감축량 조율 진통 불가피

2025-12-01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나프타분해설비(NCC) 통합을 결정하며 석유화학 사업 재편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에틸렌 감축량을 둘러싼 업계의 눈치 싸움은 이제부터라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단지별 감축량 배분을 두고 벌어질 갈등이 최대 복병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각 산단 별 사업재편계획을 연말까지 제출받은 후 에틸렌 감축량을 조율할 방침이다. 정부는 국내 에틸렌 생산량의 25%인 최대 370만톤(t)의 감축을 요구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에틸렌 감축량 조율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산업단지별 생산능력과 설비 노후화 등 조건이 달라 어떤 기준으로 할당하더라도 반발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산은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을 물적분할해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는 사업재편계획을 정부에 제출했다. 에틸렌 감축량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노후화되고 생산량이 많은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의 가동 중단을 예상한다. 롯데케미칼의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은 110만t이다.

예상대로 대산에서 110만t을 감축한다고 가정하면 여수와 울산에서 나머지 260만t을 감축해야 한다. 이 경우 대산이 적게 감축한 것이라는 의견과 가장 많은 생산능력을 보유한 여수에 비해 대산의 부담이 크다는 의견이 부딪힐 수 있다.

기업 간 갈등도 우려된다. 중국발 과잉 공급으로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국내 생산량을 급격하게 줄이면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상승 사이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각 사는 감축 규모를 최소화해 시장점유율 하락을 막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산의 경우 사업재편계획을 제출했지만 감축량은 결정되지 않았다 ”라면서 “감축량이 할당되지 않은 상황에서 각 산단 별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기 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여수의 경우 LG화학의 여수 NCC를 GS칼텍스에 매각하고 합작사 설립을 통한 통합 운영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울산은 SK지오센트릭이 NCC를 대한유화에 넘기고, SK에너지에서 납사를 공급받는 방식이 고려 중이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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