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보택시가 경찰의 수신호를 받자 속도를 늦추며 멈춰 선다. 정장 차림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동차 매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제품의 특징을 설명하고 판매를 돕는다.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차량 뒤에 장착된 비행기를 꺼내 하늘을 비행한다. ‘중국판 테슬라’로 알려진 중국의 전기차 업체 샤오펑이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 대규모 신제품 라인업을 공개하며 내년을 ‘인공지능(AI) 상용화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주력 사업군을 일일이 테슬라와 비교한 샤오펑은 테슬라가 널리 알려졌지만 일부 분야에서는 자사의 기술이 앞서 있다며 전기차를 넘어 종합 AI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 찬 구상을 드러냈다.
샤오펑 창업자인 허샤오펑 회장은 5일 중국 광저우 샤오펑 본사에서 열린 ‘2025 AI 데이’ 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AI 칩을 탑재한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 플라잉카 신제품을 내년에 출시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겉으로 보기에는 분야와 업종이 다른 네 가지 응용 프로그램이지만 본질은 피지컬AI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샤오펑의 미래를 이끌 기술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바로 AI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허 회장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주제는 피지컬 AI ‘시각·언어·행동(VLA·Vision Language Action)’ 모델의 2세대 버전이다. 기존 VLA는 사진이나 영상 등 시각으로 인지한 것을 언어로 변환해 행동으로 전환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2세대 VLA는 중간 과정인 언어 변환 없이 사람처럼 시각으로 인식해 바로 행동이 가능해졌다. 그만큼 짧은 시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고 정보 손실을 줄이면서도 추론 효율은 높여 빠른 반응이 가능해졌다. 허 회장은 “2세대 VLA 모델을 적용해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 플라잉카의 기능이 대폭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핵심 기술이 바로 샤오펑이 자체 개발한 AI 칩 ‘튜링’이다. 허 회장은 샤오펑의 로보택시는 개선된 AI 모델 덕분에 좁은 도로 등 자율주행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운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신 VLA 모델을 적용한 샤오펑 차량과 테슬라의 운전자보조시스템인 FSD(Full Self Driving)를 비교한 실험 결과 테슬라는 54분간 주행하면서 운전자가 7차례 개입해야 했지만 샤오펑은 같은 경로를 49분 동안 주행하면서 1번만 개입했다고 했다. 허 회장은 샤오펑 로보택시의 연산 능력이 전 세계 양산차 중 최고 연산 능력인 3000TOPS(초당 1조 회 연산)라고 강조했다. 이는 테슬라가 최대 2500TOPS의 성능을 목표로 개발 중인 5세대 AI 칩 ‘AI5’를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게 샤오펑 측의 설명이다.
샤오펑의 로보택시 전략은 두 가지다. 하나는 포니ai·바이두·위라이드 등 기존 업체들처럼 상업용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허 회장은 “로보택시 서비스를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 확장할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로보택시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오픈소스로 공개할 예정이다. 내년에 로보택시 3종을 출시하며 판매 가격은 20만 위안(약 4050만 원) 밑으로 책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개인용 차량에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접목해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재 레벨2 수준인 샤오펑의 맥스, 울트라 버전은 내년 1분기부터 향상된 자율주행 성능을 갖추게 된다.
허 회장이 이날 야심 차게 내놓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발전 수준도 청중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내년에 1000대 생산을 예고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언’의 2세대 모델은 등장부터 사람의 걸음걸이와 흡사했다. 사람과 비슷한 인공 근육과 피부, 82개의 관절과 22개의 손 자유도 등을 갖춰 움직임이 한층 자연스러워졌다. 금속 소재로 표면을 덮은 기존 휴머노이드 로봇들과 달리 섬유 소재를 사용해 인간의 피부처럼 부드럽고 탄성을 지녔다. 남성형으로 제작된 1세대와 달리 여성형 로봇도 추가해 체형과 헤어스타일 등을 맞춤형으로 제작 가능한 점도 특징이다. 앞서 2020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뛰어든 샤오펑은 지난해 11월 테슬라 ‘옵티머스’의 대항마로 ‘아이언’을 공개했는데 1년 만에 한층 진화한 2세대 모델을 내놓은 셈이다. 허 회장은 “중국의 낮은 인건비를 고려하면 공장에서 사용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높고, 가정용으로는 안전성 측면에서 아직 이르다”며 “초기에는 샤오펑 시설에 투어 가이드, 판매 도우미, 안내원 등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10년간 로봇 판매량은 아마 자동차 판매량보다는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샤오펑은 모듈형 플라잉카인 ‘육지항모’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차세대 모델 ‘A868’도 공개했다. A868은 틸트 로터(프로펠러를 수평·수직으로 조정해 수직 이착륙과 고속 비행이 모두 가능) 형태의 6인승 모델로 최대 500㎞의 장거리 이동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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