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필 블록체인투데이 발행인

가상자산 시장이 또 한 번의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에는 사용자 편의성과 접근성을 이유로 중앙화 거래소(CEX)가 시장을 독점했지만, 최근에는 보안성과 투명성, 그리고 자산의 자율적 관리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탈중앙화 거래소(DEX)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제 시장의 화두는 “DEX가 CEX를 대체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DEX는 언제 CEX를 뛰어넘을 것인가”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흐름의 한가운데에는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를 이끄는 창펑 자오(CZ)의 철학이 자리잡고 있다. CZ는 여러 차례 공식 석상에서 “DEX가 결국 CEX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단순한 시장 예측이 아니라, 블록체인 생태계의 본질과 사용자의 진화를 반영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CZ는 “많은 사람들이 CEX와 DEX를 양립 불가능한 두 진영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이들은 단지 블록체인이라는 동일한 목적지로 향하는 서로 다른 문일 뿐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CEX는 사용자에게 친숙한 UI와 로그인 방식을 제공함으로써 블록체인으로 향하는 진입 장벽을 낮춘 도구이며, DEX는 사용자가 자신의 자산을 온전히 소유하고 통제할 수 있는 진정한 탈중앙화의 구현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CZ는 “우리는 지금의 사업모델에 안주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존 모델을 파괴할 가능성이 있는 DEX, 탈중앙화 파생 상품 거래소, 그리고 Web3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비전 선언을 넘어, 시장에서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2025년 5월 8일 기준, DEX들의 거래량은 CEX 못지않은 수준으로 급성장 중이다. 대표적인 DEX인 PancakeSwap은 약 21억 5천만 달러, Uniswap은 약 17억 6천만 달러, 그리고 Raydium은 약 7억 4천 5백만 달러에 이르는 일일 거래량을 기록하며, 탈중앙화 금융(DeFi)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히 기술적 진보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사용자들의 인식 변화가 본질적 이유다.
“내 자산은 내가 통제한다”는 블록체인의 철학에 대한 공감이 확산되고, 글로벌 규제 환경이 점차 CEX에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보다 안전하고 투명한 DEX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감지한 주요 글로벌 거래소들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Zoomex는 자체 DEX 플랫폼을 정식 론칭하며 보안성과 유동성을 강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Coinbase Ventures는 비트코인 기반의 DEX 개발에 투자하면서 CEX-DEX 간 연결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DEX의 매력은 단순히 ‘중앙화의 반대’라는 이념적 구호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더북의 투명성, 익명성 보장, 사용자 간 직접 거래, 그리고 무엇보다 자산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과 접근 권한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한다.
CZ는 “일부 거대한 기관은 자신의 포지션이나 전략을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들이 다크풀과 같은 비가시적 환경에서 거래하길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언급하며, DEX의 구조적 진화 또한 향후 다양한 형태로 진보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제 DEX는 더 이상 실험적인 플랫폼이 아니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사용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프로젝트 생태계도 성숙해지고 있다.
DEX가 CEX를 넘어서기 위한 조건은 이미 상당 부분 충족되었으며, 앞으로 남은 과제는 사용자 경험(UX)과 규제 대응, 그리고 크로스체인 호환성 강화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DEX는 단순한 대안이 아니다. CEX가 놓치고 있는 미래의 해답이다.”
향후 몇 년 내, 블록체인 기반 금융의 중심이 CEX에서 DEX로 이동하는 대전환이 도래할 것이며, 이 변화는 단지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사용자 주권 회복이라는 흐름의 자연스러운 귀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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