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매체가 지난달 홀로 오키나와 캠프를 찾아 훈련했던 두산 불펜 박치국(27)의 열정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일본 매체 스포르티바는 5일 ‘한국 프로야구 유망주는 왜 통역 없이 홀로 일본 윈터리그에 참여했는가?’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박치국의 도전을 상세히 전했다.
박치국은 지난달 구단의 허가를 받고 자비로 일본 오키나와로 떠나 5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윈터리그에서 실전 경험을 쌓았다.
스포르티바에 따르면 이번 윈터리그에는 14개의 나라에서 역대 최다인 143명의 선수가 참가해 세이부, 라쿠텐 등의 일본 육성선수와 함께 훈련했다. 이 가운데에는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전력 강화를 노리는 중국 대표팀이 있었고, 미국과 유럽에서 온 선수들까지 전 세계 각국의 ‘젊은 야구 미생’들이 모였다. 그라운드에는 일본어,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 여러 언어가 쏟아졌다.
이 가운데 한국 선수로는 혈혈단신 박치국이 있었다. 이 매체는 박치국에 대해 “이질의 존재였다”며 “박치국은 홀로 통역 없이 묵묵히 강한 공을 던지며 주목받았다”고 전했다. 이 매체와 ‘번역기 앱’을 통한 인터뷰에서 박치국은 “릴리스 포인트를 바꾸고 싶어 일본에 와서 훈련했다”고 밝혔다.
2017년 2차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박치국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60경기 이상 등판하는 등 빠르게 팀의 핵심 불펜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다 2021시즌 중반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재활로 긴 시간을 보냈지만, 2023시즌 62경기에서 52⅔이닝을 소화하며 5승 3패, 2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3.59로 부활에 성공했다. 그러나 2024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다. 박치국은 52경기에 나서 2승3패 3홀드 1세이를 올렸으나 평균자책점이 6.38로 치솟았다. 특히 좌타자 피안타율이 0.397에 달할 정도로 왼손 타자를 상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박치국은 올시즌 부진이 릴리스포인트 문제로 봤다. 스포르트바는 “암앵글(팔 높이)이 잘 유지되지 않았기 때문인가”라고 묻자 박치국은 “그렇다”고 답했다.
박치국은 통역없이 홀로 이곳에 와서 불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괜찮다. 야구 선수들은 야구로 다 통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두산이 그동안 미야자키와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을 치르면서 일본이 낯설지 않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박치국은 “일본어로 숫자도 배우고 택시 호출이나 인사 등 간단한 일본어는 한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오키나와 리그 수준에 만족하느냐’며 야구 질문을 이어갔는데, 박치국은 “나는 나만의 투구를 하러 왔다”고 했다. 여기서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었냐고 묻자 “90%”라며 성과에 꽤 만족스러워했다. 끝으로 박치국은 향후 목표로 “부족한 것을 더 연습하고 연구해 KBO 리그뿐 아니라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 일본 무대에서도 뛰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