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말 경북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게 되면서 ‘천년 고도’ 경주가 보유한 문화 유산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 정상·관계자들이들이 경주를 찾을 예정인 만큼 행사 기간 전후 경비·경호 등을 위해 곳곳이 통제될 전망이다. 다만 경주를 느낄 수 있는 사적과 문화유산 상당수는 개방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경상북도와 경주시 등에 따르면 APEC이 열리는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보문단지, 부대 행사가 열릴 국립경주박물관 등을 제외한 관광지 대부분은 방문이 가능하다. 세계문화유산을 품은 도시인 경주에는 다양한 관광지가 있다. 시가 APEC 홍보 등을 위해 제작한 지역 관광 지도를 보면 사적과 문화유산 등이 100곳 넘게 표기돼 있다.
야경 명소로 알려진 월정교에는 수상 무대가 조성되고 29일 오후 한복 패션쇼가 개최된다. 지척에 위차한 첨성대와 경주 대릉원, 천마총, 황리단길, 동궁과 월지 등도 APEC 행사기간 개방된다. 월정교에서 차로 10분 안팎 거리인 경북 지방 정원 1호 경북 천년 숲 정원도 방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경북 산림환경연구원 터로 활용되다 2023년 4월 시민들에게 무료 개방됐다. 특히 메타세쿼이아 숲길과 정원 등이 잘 갖추어져 있어 사진 촬영 명소로 입소문을 탔다. 그 결과 지난해 40만 명이 방문하는 등 주요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경주 남산에는 신라시대 세워진 돌탑과 암벽에 새겨진 불상, 사찰 등 여러 문화유적도 있다. 가을 단풍과 조화를 이루는 포석정과 천룡사지 삼층석탑, 사찰 보리사, 경주남산불곡마애여래좌상 등이 대표적이다. 포석정은 통일신라시대 연회가 열리고 물에 술잔을 띄워 마셨다는 이야기로 널리 알려진 유적지다.
경주 시내를 벗어나면 넓은 초원과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화랑의 언덕이 있다. 지대가 높은 곳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뒤 도보로 이동하며 가을 단풍으로 물든 자연경관도 둘러볼 수 있다. 동쪽에는 천년고찰 불국사와 석굴암, 문무대왕릉, 감은사지 등 유서 깊은 문화유적들이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현재까지 보문단지와 일부 장소만 통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APEC 참가 국빈들의 이동 계획에 따라 추가 통제되는 구역이 있을 수 있으니 관광지를 방문하기 전에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