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송승기는 23일 잠실 NC전 선발 등판해 6이닝을 피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NC 외국인 1선발 로건 앨런이 상대로 나왔지만, 결과와 내용 모두 앞섰다. 송승기가 버텨준 덕에 LG는 접전 끝에 3-0 승리를 따내며 이번 시즌 첫 연패를 빠르게 끊어낼 수 있었다.
송승기는 경기 후 첫 마디로 “지난번 삼성전 끝나고 나 자신한테 너무 화가 많이 났다. 그래서 오늘은 어떻게든 상대를 잡아보려고 했다”고 했다. 송승기는 지난 17일 잠실 삼성전 4.2이닝 4실점을 했다.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아주 나쁜 피칭도 아니었다. 올해가 사실상 1군 데뷔 시즌이라는 점, 그전 3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5이닝 이상·2자책 이하로 호투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1차례 실족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송승기는 자기 피칭에 화를 냈다. 부족했던 점, 보완해야 할 점도 구체적으로 따졌다. 실투가 많았고 도루를 너무 쉽게 허용했다고 생각했다. 송승기는 주자가 나갔을 때 투구 폼 지적을 받았다. 폼이 쉽게 읽히고, 그래서 주자가 편하게 스타트를 끊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교정하려고 계속 애를 썼지만 삼성전 같은 실수를 했고, 도루를 허용했다. 그래서 화가 났다는 것이다.
송승기는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연습을 많이 했다. (같은 좌완인) 손주영 형한테도 많이 물어봤다. 견제 연습만 30분씩 했다”고 말했다. 송승기는 이날 NC전 볼넷과 수비 실책으로 주자 4명을 내보냈지만 도루는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LG는 이날 전까지 2경기를 연속으로 졌다. 이번 시즌 첫 연패였다. 이날 선발 매치업이 5선발 송승기 대 외국인 1선발 로건이었기 때문에 자칫 연패가 더 길어질 수도 있었다. 송승기는 “연패라는 걸 처음부터 의식했다. 내가 한번 끊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연패를 끊어서 기세를 다시 살리고 싶었다”고 했다. 송승기가 마운드 위에서 버틴 6회까지 1-0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지만, 그래서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송승기는 “그 전 등판에서 팀이 점수를 내면 항상 바로 다음에 내가 점수를 내줬다. 오늘은 그러고 싶지 않아서 더 집중을 했다”고 말했다.
송승기는 5선발이다. 그러나 보통 5선발이 아니다. 이날 승리로 시즌 2승째(1패)를 올렸고, 평균자책은 2.51까지 끌어내렸다. 시즌 초반이라고 하지만 어떤 팀에서든 1~2선발로 부족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송승기는 수직 무브먼트 좋은 위력적인 직구를 던질 줄 안다. 체인지업과 포크볼,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고루 갖췄다. 이날 NC전도 초반 포크볼이 좋지 않아 빠르게 체인지업 위주로 가져간 게 주효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돋보이는 건 승부욕이다. 1차례 부진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문제를 잡으려 노력했다. 팀 연패를 끊기 위해 마치 에이스처럼 의지를 불태웠다.
LG는 이번 시즌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LG가 강한 이유 중 하나는 송승기가 5선발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