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관기가 식당 주차 관리인으로 일하는 근황을 전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MBN 밀착 다큐멘터리 ‘특종세상’에서는 15년째 처가살이 중인 배우 김관기의 사연이 공개됐다.
이날 주차관리인으로 일하는 배우를 봤다는 제보를 받고 찾아간 제작진은 대구의 한 식당에서 배우 김관기를 만났다. 그그는 ‘태조 왕건’, ‘대조영’, ‘광개토대왕’ 등 다수의 대하 사극에 빠지지 않고 출연해 왔던 사극 전문 배우다.
제보 내용과 같이 그는 유명 곰탕집에서 주차 정리에 한창인 모습이었다. 또 주차 관리는 물론 테이블 정리, 화장실 청소도 솔선수범해 척척 해냈다.

해당 곰탕집은 김관기의 장인, 장모님이 운영하는 처가 식당이었다. 그는 처가살이 15년 차로 식당이 바쁠 때 일을 돕고 있다고. 다만 장인어른이 배우 일을 언급하자 급격히 주눅이 든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관기는 15년 전 대하드라마 촬영 중 집에 도둑이 드는 사건을 계기로, 아내와 자녀를 위해 처가가 있는 대구행을 택했다고 밝혔다. 때마침 대구에서 유명 곰탕집을 운영 중인 장인어른이 와서 일을 배워보라는 제안을 해주셨다는 것.
그러나 대구로 내려오면서 서울과 거리가 멀어진 탓에 캐스팅에서 밀려나는 일이 잦아지며 배우 일에 차질이 생겼고, 그는 6년 전 가수 활동을 통해 배우로 재기하고자 트로트 앨범을 내고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김관기는 “머릿속에 잊혀 가는 배우는 정말 가슴 아프지않나. 그러다 보니까 저도 음악이라는 매체를 통해 여러분과 직접 손 붙잡고 인사도 드리고 눈 맞출 수 있다는 거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아내는 “당신은 잘하려고 했던 거였겠지만 했을 때 성과가 좋았으면 괜찮지만, 생각보다 빵빵 터지는 스타일은 아니지 않았나”며 “트로트 시작했을 때 당신도 힘이 많이 들고 살도 많이 빠지지 않았나. 당신도 힘들었지만, 지켜보는 우리도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김관기는 “주변에서 노래 잘한다고 ‘앨범 내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장인어른 장모님께서는 ‘네가 잘하는 거 같으면 한번 해봐라’고 하셨지만, 집사람은 반대했다. 그냥 녹음하면 다 되는 거로 생각했던 거다. 진짜 바보스러웠다”고 자책했다.
결국 준비 없이 무턱대고 낸 앨범으로 모아둔 돈만 잃고 우울증, 공황장애를 앓게 됐다고. 김관기는 “죽는 줄 알았다. 이 세상 끝나는 줄 알았다. ‘또 실패하는구나’ 실패의 수령으로 자꾸 빠져드는 것 같았다”며 “불러주는 데, 찾아주는 데 점점 없어지잖나. 공황, 우울 다 섞여 있었던 것 같다. 그만큼 저한테 굉장히 어려운 시간이었다”고 힘들었던 당시를 되돌아봤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jis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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